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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21일 18:3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국내 금융권 주요 리스크 현안이 부동산 문제로 얽혀 있어 부동산 경기 등락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요인인 만큼 금융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지만 부실이 전이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코로나 유예조치가 종료되는 것이 단기적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사안이다.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롤링 리세션 시대, 기업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를 주제로 <IB토마토>가 주최한 2023 경영전략 컨퍼런스에서 1세션 연사를 맡은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문제가 국내 경제의 강건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리스크 현안과 대응 과제에 대해 발표한 이 연구위원은 금융시스템 전반을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가계부채와 상환 부담의 증가 △부동산경기 침체 △금융기관 대출부실과 우발채무 현실화 등을 꼽았는데, 해당 문제들이 모두 부동산금융과 연관됐다는 것이다.
가계신용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1854조원이며 이 가운데 가계대출이 1740조원, 판매신용이 114조원으로 나타난다. 이외 숨은 빚(전세보증금 추산액)은 1058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가계부채의 연체율은 금융권 별로 △은행 0.31% △상호금융 1.25% △저축은행 5.59% △캐피탈 3.46% △카드사 2.51% 등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IB토마토)
이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 부동산가격 하락 등과 함께 최근 경기침체 조짐으로 소득감소가 예상되고 있다"라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의 증가로 가계부채 축소가 나타나고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당분간 연체율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국내 금융시스템이나 실물 경제를 위협하는 것은 부동산이다"라며 "가계대출의 75% 정도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며 좀 더 넓게 보면 80%까지 본다. 전세보증금 추산액 역시 대부분 부동산 시장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 오는 10월부터 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코로나 상환유예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도 잠재됐다는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절대적 규모 자체가 많지 않고 금융권 대손충당금을 고려하면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제1금융권은 괜찮지만 저축은행이나 다른 곳을 위협하면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부동산PF도 핵심 리스크다. 부동산PF 규모는 대출과 보증까지 약 141조원(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수준으로 자체 금액도 큰 상태다. 금융 업권별로 △은행 31.4조원 △저축은행 10.8조원 △여전사 26.7조원 △증권사 28.8조원 △보험 43.5조원 등이다.
이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부동산PF가) 은행과 저축은행 중심으로 있었는데 지금은 금융권 전반으로 분산됐다"라면서 "상대적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취약한 곳부터 무너지면 전염될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PF가 단순히 대출하고 보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유동화를 하기 때문에 부동산PF와 유동화 증권이 연계됨에 따라 단기자금 시장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부동산PF가 부실화되고 시장에 충격을 주게 되면 단기자금 시장까지 경색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된다"라고 분석했다.
금리와 환율 리스크도 주요하게 언급됐다. 이 연구위원은 "과거 네 차례 경기침체 사례에서 외부충격이 왔을 때 위기가 일어났던 것처럼 금리나 환율 리스크가 중요하다"라면서 "한미금리 역전이 사상 최대인데,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현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해외자본 유출과 자본시장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윈원은 "당장은 코로나 상환유예 여신에 대해 리스크가 어떻게 확대될지 사전에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라면서 "부실 징조가 나타나면 차단해야 한다. 미시적으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시의적절하게 조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