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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만 요란했던 은행 '과점 깨기'
금융위, '은행 개선 TF' 결과 내주 발표
입력 : 2023-06-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이자 장사' 비난에서 시작된 금융당국의 '은행권 과점깨기' 방안이 다음주 나옵니다. 대형 은행 중심의 기득권을 흔들기 위해서는 신규 경쟁자가 진입하고 비금융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관건인데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데다 업권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요란한 빈수레'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주 중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논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당초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기로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검토와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일정이 늦춰졌습니다.
 
지난 2월 출범한 은행권 개선 TF는 그간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 등을 논의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해왔는데요. 당초 TF는 △은행권 경쟁촉진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 및 금리체계 개선 △보수체계 개선 △손실흡수능력 제고방안△금융회사의 비이자이익 비중 높이는 방안 △사회공헌 활성화 등 총 6개 과제를 설정했습니다.
 
다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은행권 빅뱅을 불러일으킬 만한 결과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TF의 핵심과제인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한 신규플레이어 진입방안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스몰라이센스 및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안은 은행이 수행 중인 업무범위를 세분화해 특화된 은행을 설립한다는 내용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갑작스럽게 파산을 맞으며 소규모특화은행의 위험성이 부각됐는데요. 금융권 경쟁자를 늘리겠다는 당국의 정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SVB는 금융당국이 스몰라이선스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언급한 금융기관이기도 합니다. 
 
보험사나 카드사 같은 은행이 아닌 비은행권에 지급결제 업무 허용하는 것도 은행과 비은행 간 경쟁을 촉진해, 궁극적으로는 기존 은행들의 과점체제를 깰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논의됐습니다. 지급결제의 경우 한국은행이 지급결제시스템을 운영하는 주체로서 사실상 반대의사를 고수하면서 도입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비이자이익 확대 차원에서 은행권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금융투자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경쟁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경쟁자 투입도 중요하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심할 때는 금융안정성을 유지해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의 체제 내에서 규제완화 등의 방법으로 주요은행과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석 교수는 "각자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5대 은행의 기존 체제를 깨기 위해 특화은행을 들이겠다는 발상은 맞지 않다"면서 "기존의 인터넷뱅크 규제를 풀어줘서 5대 은행과 전방위적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12차 실무작업반 회의에 참석해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 관련해 논의했다. (사진=금융위)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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