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별세…향년 94세
입력 : 2023-06-27 오후 12:29:15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한국 침대업계의 개척자 역할을 한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이 지난 26일 밤 11시경 별세했습니다. 향년 94세입니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사진=에이스침대)
 
국내 침대 산업을 이끈 선구자적 인물인 안유수 회장은 193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1951년 1·4후퇴 당시 부모와 떨어져 혈혈단신으로 월남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침대를 처음 접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부산에 위치한 미군 부대에서 잡역부를 하며 생활하던 중 미군 야전에서 처음으로 서양 입식 생활의 문물인 침대를 접했습니다.
 
안 회장은 침대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1963년, 29세의 나이로 서울 금호동에 터를 잡고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스프링 침대를 제조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스프링부터 프레임까지 모두 개발해 제조했다고 합니다.
 
1970년대 후반 회사가 아직 소규모였던 시기, 안 회장은 당시 기업들에게는 생소했던 '품질관리실' 부서를 만들고 모든 업무를 표준화·문서화하며 에이스침대의 회사 규격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1976년 서울 성수동으로 공장 이전, 1977년 주식회사 전환, 1978년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도 성남으로 공장 이전 등을 거치며 품질 개선 및 KS 마크 획득에 힘을 쏟았습니다.
 
에이스침대 공업사 설립 당시 안유수 회장의 모습. (사진=에이스침대)
 
1978년 에이스 성남 공장의 직원들 (사진=에이스침대)
 
특히 안 회장은 1992년 침대 기술의 독립화, 침대 기술의 한국화를 목표로 업계 최초로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힘썼습니다. 이 시기 에이스침대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력을 토대로 수년간 미국의 유명 브랜드와 기술제휴를 맺고 선진기술을 흡수했습니다. 에이스침대를 대표하는 캐치프레이즈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는 미국, 일본, 독일, 스페인,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서 첨단의 시험 설비들을 연구해 탄생한 연구소로 2006년에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국내 침대업계 유일 국제 공인 시험 기관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사진=에이스침대)
 
국내 최초의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설비, 침대 업계 최초의 KS마크 획득, 300개의 특허획득 등 에이스침대가 보유한 다양한 기록은 이런 안유수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에이스침대가 연구소를 통해 획득한 특허와 실용신안은 국내외를 합해 300여개, 총 출원은 880개에 달합니다.
 
안유수 회장은 경영 능력과 침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부분을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과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했고, 이밖에 대통령상 3회, 국무총리상 4회 수상, 대한민국 마케팅 대상 최고경영자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안 회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에도 힘써왔습니다. 1999년부터 25년 동안 설과 추석 명절마다 지역 사회에 백미를 기부해 왔으며,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15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 사회와 소외계층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도움을 실천했습니다.
 
안 회장은 아내 김영금씨와 슬하에 안성호(장남)·안정호(차남)·안명숙(장녀) 등 2남 1녀를 뒀습니다. 장남은 에이스침대 대표, 차남은 시몬스침대 대표입니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17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30일 오전 8시입니다. 
 
<안유수 회장 주요경력>
 
△출생: 1930년 6월20일 황해도 사리원
 
△소속: 에이스침대(회장), 에이스경암(이사장)
 
△학력: 단국대학교 경영학 명예박사,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수상 : 이탈리아 국가 훈장 및 기사 작위(2011), 금탑산업훈장(1994), 철탑산업훈장(1981)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