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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BW 발행 앞둔 이엠앤아이, 수상한 자금출처
자본잠식 엘비케이파트너스, 81억 납입 가능 여부 의문
입력 : 2023-07-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유기발광바이오드(OLED) 소재 기업 이엠앤아이(083470)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두고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차전지 신사업 목적으로 CB·BW 발행에 나섰으나 수차례 납입이 지연되면서 발행이 미뤄진 데다, 발행대상은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는 올 들어 반토막이 나면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실제 자금 납부 확인까지 주가 변동성 확대가 우려돼 투자자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엠앤아이는 CB·BW 발행대상자 및 규모 등을 변경한다고 공시했습니다. CB는 50억원, BW 31억원으로 총 81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입니다. 납입일은 오는 31일로 현금으로 납부될 예정입니다. 
 
이엠앤아이 CB·BW 변경 공시.(표=뉴스토마토)
 
이번 발행할 CB의 경우 기존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목적으로 93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43억원 줄어든 50억원으로 변경했습니다. 발행대상자 역시 '로긴텔로미어'에서 '엘비케이파트너스'로 변경됐습니다. 회사는 해당 50억원으로 인도 2차전지 배터리 물류센타 설립 및 2차전지 리싸이클 공장 설립에 사용한단 방침입니다.
 
BW의 경우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목적으로 6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31억원으로 줄었습니다. 발행대상자는 기존 '에이치링크'에서 '엘비케이파트너스'로 변경됐습니다. 이엠앤아이는 CB와 BW에 각 50%씩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을 설정했는데요. 총 40억원 규모의 콜옵션행사가 가능합니다. 
 
앞서 이엠앤아이(전 KJ프리텍)는 이른바 기업사냥꾼의 표적이 되면서 회사사정이 급격히 나빠진 코스닥 상장사로 알려집니다. 회사는 자본잠식 및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지난 2019년 1월부터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작년 9월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며 거래정지 3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11월부터 거래가 재개된 것입니다.
 
거래정지 기간 이어진 감자와 유상증자, CB발행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지난 2018년 말 소액주주 보유 비중이 85.3%에 달했는데, 지난해 3분기에 6.56%까지 떨어진바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피해를 본 반면 최대주주와 유증, CB 투자자들은 막대한 차익을 거뒀습니다.
 
이엠앤아이 주가는 올 들어 40% 넘게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거래재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반토막이 난 것입니다. 이번 CB·BW 발행으로 자금이 조달되더라도 향후 주식전환 및 신주발행으로 인한 오버행(잠재적매도물량) 우려가 발생할 수 있어 추가 하락에 주의가 요구됩니다. 
 
이엠앤아이 주가차트.(사진=네이버증권)
 
81억원 납입한다는 엘비케이파트너스, 자본잠식상태 
 
이번 CB·BW 모두 엘비케이파트너스라는 법인이 인수하게 되는데요. 해당 법인은 페이퍼컴퍼니로 전해집니다. 등록된 주소지에 존재하지 않는걸로 추정되는 가운데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며 자본총계가 2억8400만원 적자로 자본잠식상태에 빠져있습니다. 재무상태가 부실한 법인이 81억원 규모의 자금 납입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의 부호가 붙는 이유입니다.
 
앞서 변경전 발행대상자들 또한 페이퍼컴퍼니로 드러났는데요. 정체가 불분명했고 실제 사업도 영위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로긴텔로미어는 자본금 1억원에 지난 2021년 설립됐고, 에이치링크는 자본금 1억원에 지난해 8월 설립됐습니다. 둘 모두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컴퍼니 실제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같은 자금조달 방식은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해 상장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해당 인수주체들의 자금 납입 능력이 의심되는 가운데 CB·BW 발행이 애초부터 주가부양만을 위해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엠앤아이는 최근 들어 인도 배터리 현지 업체에 납품을 시도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핫한 2차전지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나 BW를 의도적으로 발행해서 자금을 떙겨놓고 불분명한 이슈로 주가를 띄운다음 콜옵션으로 상환해 자금을 조달하는 악의적인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본금이 1억도 안되는 페이퍼컴퍼니가 갑자기 인수주체로 나온다면 의심할 소지는 다분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령회사의 CB·BW인수는 대부분 실제로 대주주나 특수관계인들이 사적이익을 챙기기 위한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특정인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방식으로 자본이 증액되었을 때에는 회사와 다른 주주에게 그만큼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엠앤아이 관계자는 "투자조합의 경우 법인 통장이나 현금상황을 일일이 다 확인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면서 "회사는 만일 (납입금이) 안들어와도 신규사업하는데 지장이 없는 재무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1%, 차입금은 없으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3억6500만원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엘비케이파트너스 최근 재무사항.(자료=금융감독원)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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