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노정 갈등이 고조되며 산업계엔 파업 불똥이 튑니다.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7월12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주요 대기업 사업장은 연쇄파업이 우려됩니다. 최저임금, 노란봉투법 등 노사현안이 많은 데다 윤석열정부의 노동계를 향한 강경노선이 불을 지른 형국입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삼성전자, LG 계열사, 포스코, HD현대중공업 등 자동차, 전자, 철강, 조선 국내 주력 산업의 노사갈등이 총파업을 기점으로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산별노조는 각사에 얽힌 분쟁을 포함해 노정 현안을 타결하고자 부분파업에 나서거나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입니다.
현대차의 경우 이날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 간의 파업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습니다. 지난 15일 파기환송된 사건과 비슷한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파업에 따른 실질 손해 부분을 다시 파악해 손해액을 산정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 사건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12년 8월~12일 불법파견 해결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파업 투쟁했던 사안입니다. 노조는 사측의 불법파견 문제 해결이 요원한 반면, 노동자 개인에만 천문학적 배상금을 지운다고 문제제기합니다. 이와 관련된 노란봉투법은 국회를 통과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할 것이 유력해 금속노조가 파업을 결의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노사 임금교섭 중재가 중지됐던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전자판매도 이달 조정 중지됐습니다. 삼성전자판매는 이후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95.3% 찬성률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종 교섭이 결렬되면 투쟁할 계획입니다.
LG는 LG전자,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하이엠솔루텍, LG케어솔루션 등 그룹사 연대 노조(노동조합 연석회의)가 성과급제 전면 개편,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합니다. 노조는 기본급을 줄이고 성과급을 늘린 임금체계 속에 비객관적 평가와 고과 경쟁, 조합원 차별 등에 시달린다는 입장입니다.
포스코는 사내하청이 소속된 포트엘의 직장폐쇄가 길어지며 노조가 장기투쟁 중입니다. 대진, 전남기업, 포스플레이트, 포스에이스분회 등 다른 사내하청노조와 부분파업도 진행키로 했습니다. 단체교섭이 틀어진 게 배경인데 금속노조는 정권 비호 아래 포스코의 탈퇴 공작도 벌어진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대우조선(현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지회·지부 등이 포함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이주노동자 쿼터제 확대 정책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정부가 조선업 인력난 대책으로 내세운 이주노동자가 공정지연, 국내 작업자 업무가중, 사고위험 등을 초래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들도 금속노조와 공동파업을 예고해 노정갈등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신원철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정부는 기존 노동조합에 대해 기득권, 귀족노조 딱지를 붙이고, 이들이 청년과 노동시장 내 취약계층을 착취하고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 한다”며 “이 같은 자세로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노동시장 불평등과 이중구조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