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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에 퇴근하세요"…금감원에 울려퍼진 '퇴근송'
입력 : 2023-07-04 오전 7:47:53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6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4시가 되자 금융감독원 곳곳에 퇴근송이 울려퍼졌습니다. 이른 시간에 들리는 퇴근송을 듣고 있으니 얼른 일을 마쳐야 한다는 조바심이 저절로 생겼는데요. 퇴근길에 다시 가사를 곱씹으며 들어보니 더더욱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미어켓'이란 가수의 '퇴근송'은 "얼른 퇴근하고 싶다"를 외치며 시작합니다. 직장인들은 출근과 동시에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하죠. 이어 퇴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가수는 나열하기 시작합니다.
 
집에는 '날 기다리는 고양이', '널부러진 옷들', '어제 못본 드라마', '먹다 남은 치킨'이 애타게 나만 기다린다는 가사가 이어집니다. 본가에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날 기다리는 고양이'가 나오는 부분에서 많이 공감했습니다. 전국에 있는 반려동물들이 직장에서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뒤이어 나온 가사처럼 이날은 집에 와서 널부러진 옷들을 정리해 세탁기를 돌렸고 미뤄놨던 드라마를 정주행하며 먹다 남은 치킨은 아니지만 미리 사놓은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2절은 퇴근 후 개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날 기다리는 친구들', '쳐박아둔 우쿨렐레', '미리끊은 헬스장', '찍어놓은 맛집' 역시 날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군요. 친구들과의 저녁, 취미 생활, 운동 등 직장을 다니면서 다소 소홀해진 것들입니다. 노래를 듣다보니 퇴근을 하고도 해야할 것들이 많은 것 아닌가 하는 부담도 느껴졌습니다.
 
금감원에서 이런 노래가 흘러 나오는 이유는 작년부터 개편돼 운영하고 있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제도 덕분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필요 근무시간을 충족한 직원은 금요일 오후에 2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게하는 제도인데요. 작년부터 자동 신청 시스템을 도입해 조건을 충족한 직원은 금요일에 2시간 일찍 퇴근해야만 하죠. 더 일을 하기 위해선 직접 취소해야 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는 금감원이네요. 이번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어떤 노래와 함께 오후 4시에 방송이 흘러 나올지 기대됩니다. 퇴근송 마지막은 다소 슬프게도 들립니다. "날 집에 보내줘요 보내줘..."로 끝나는데요. 퇴근의 기쁨보단 퇴근의 염원이 느껴지죠.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퇴근길에 다시 한 번 퇴근송을 들어야겠습니다.
 
김한결 기자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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