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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자본시장의 거대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여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곳이 있다. 법무법인 화우 경영권분쟁팀이다.
류정석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우)
연기금이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의미하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주주 행동주의는 배당금이나 시세차익에만 주력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 지배구조, 사업구조, 재무구조, 환경, 경영 투명성 등을 개선하도록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G(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요구로, 이 같은 주주 행동주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류정석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는 이 같은 기업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도산, 기업 회생 분야에서 자문과 송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류 변호사는 1995년 삼일회계법인을 시작으로 1997년 청운회계법인, 2002년 법무법인 화백, 2008년 일본 모리하마다마츠모토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2003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간 법무법인 화우에서 근무 중이다.
다음은 류 변호사와 일문일답이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와 법무법인 화우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경영권분쟁팀 소속으로 기업지배구조, 경영권분쟁 분야에서 자문과 송무를 맡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된 경영권분쟁 사건인
한진칼(180640) 금호석유(011780)화학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 사건을 담당했으며, M&A 분쟁인
남양유업(003920)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 경영권분쟁팀은 분쟁 발생 시 종합적인 해결 방안을 수립하고, 분쟁 해결을 위한 자문 업무와 가처분 등 소송 대리를 수행하며, 이외에도 시장 요구에 부응하면서 회사에 최적화된 거버넌스 구조를 검토하는 등 정책 방안 전반에 이르는 종합적인 자문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년간 화우에서 근무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가?
△2020년
한진칼(180640)이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 적이 있다. 당시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그동안에는 당연히 경영권 분쟁 시에는 제3자 배정 방식은 금기시되던 때였고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 항공산업이 위기였고
대한항공(003490)은 국책은행의 지원 없이 독자 생존이 불가능했다.
류정석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화우)
-최근에는 소액주주가 소송에 나서는 등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반 주주들의 주주제안을 상정한 상장사가 전년 대비 57.1% 증가한 44 개사로 집계되기도 했다.
△소액주주, 행동주의 펀드, 기관투자자가 주주총회 등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활동이 증가했다. 소액주주의 경우에도 주주총회와 관련해 적극적인 참여가 많아졌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도 일정 부분 있다고 생각한다. 소액주주가 직접 당사자가 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유형 측면에서 본다면 주주대표소송이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주주대표소송 등 소액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기업의 대응 방식 등을 조언해준다면?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면, 신주발행이나 주주총회와 관련된 소송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해서는 절차나 내용에 관해 잘못된 부분이 없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송이 아니더라도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행동에 나서는 것은, 회사가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지 않고 지배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
-소액주주의 목적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살펴보고 자기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명한 경영활동을 위해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기업도 많아졌는데, 위원회 설치만으로 가능할까?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하는 회사는 대체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많은 수의 사외이사가 있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한다. 사외이사 제도를 활성화하고 투명한 경영이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반면 소액주주들이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다는 원칙이 주식회사 제도의 근본이기도 하다. 소액주주 대표가 참여하는 자문단 성격의 위원회를 둘 수 있으나, 이 경우 소액주주들의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행동주의 펀드가 소액주주 의결권을 모으는 등 힘을 합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각에서는 행동주의 증가가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도 나온다.
△최근 스마트폰 등 미디어의 발달로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운동이 활성화되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게 됐다. 이 덕분에 주주의 권익 문제라든지 소수주주권 등이 활성화됐고 시장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경영이 이뤄진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가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처럼 운영되면서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보다는 해당 펀드의 성과가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어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주행동주의 활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증가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이익 추구를 위한 것인지는 사안별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