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체전선에 동반된 비구름의 영향으로 4일 오후부터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던 경기도 지역은 폭우로 인해 상가와 주택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반지하 침수를 되풀이하지 낞기 위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했지만, 차수판 설치 등이 지지부진하면서 올해도 피해는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대책이 무용지물이 된 셈입니다.
5일 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4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도내 전역에 40~120mm의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누적 강수량으로는 연천 122mm, 가평 114mm, 과천 98.5mm, 파주 94.5mm, 포천 92mm로 평균 77.7mm의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6시 호우주의보를 발효했으며, 5일 오전 1시30분~3시30분 사이 경기 지역은 순차적으로 해제됐습니다.
동두천 상패동 빌라 지하층에서 소방대원들이 침수 배수 작업 및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지역 호우주의보, 주택·상가 침수 피해
광명시는 4일 오후 6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36.5mm의 비가 내려 도내 최다 시우량을 보였습니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비에 고양시와 남양주시, 시흥시 등 경기도내 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이번 폭우로 경기남부 61건, 경기북부 14건의 소방활동에 나섰습니다.
양주시 고읍동의 옹벽 석축 일부는 비에 무너져 내렸고, 추가 붕괴 우려로 2가구 4명이 대피했으며, 고양시와 남양주시, 시흥시, 안산시 등 주택은 침수피해를 입었습니다.
전날 오후 7시 10분쯤 동두천시 상패동의 한 주택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에 나갔습니다.
또 오후 7시22분쯤 시흥시 미산동 주택에서도 침수 피해가 확인됐고, 오후 9시 10분쯤 구리시 인창동 주택도 물에 잠겼습니다.
앞서 지난달 29일 경기도 전역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로 반지하 주택 6가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장마와 태풍이 들이닥치기도 전에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만큼 앞으로 예고된 폭우와 태풍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차수판 등 설치 지지부진
경기지역은 약 8만7000세대의 반지하 가구가 있습니다. 이 중 차수판을 설치 대상 가구는 약 4500여곳 뿐입니다. 지난해 침수피해를 입은 가구와 설치를 희망한 가구가 대상인데, 8만여 이상의 반지하 주택이 남아있는 이상 피해는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기에 지하층 거주자 중 이사비 지원을 받은 가구 역시 200세대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는 재난관리기금 등 약 68억원을 투입해 지난 5월부터 침수방지시설 설치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사업이 완료되지 못했습니다. 기금 등 예산 집행이 더딘 탓에 5월에서야 부랴부랴 사업 추진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6월 말까지 설치를 완료하려 했지만 미뤄져 7월 초 완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시 관계자는 "현재 반지하 주택과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침수방지시설 설치 중으로 곧 마무리 될 예정"이라며 "침수취약지역은 지속적으로 예찰활동을 하고 있고, 모래주머니나 워터댐 같은 자재들을 준비해 사전에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4일 오후 서울 청계천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사진=뉴시)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