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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전담사 10명 중 6명, 연차·병가 자유롭게 못 써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5일 기자회견 열고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
입력 : 2023-07-05 오후 3:13:40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돌봄전담사들이 업무 증가와 연차·병가 사용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정부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부가 국가의 공적 돌봄을 강화하고자 희망하는 학생에게 오후 8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늘봄학교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돌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돌봄전담사의 처우와 연관된 정책은 내놓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돌봄전담사 10명 가운데 6명은 동료에게 업무가 전가되는 것에 대한 미안함 등의 이유로 연차·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방학 때 돌봄·행정 업무 병행 어려워…휴게시간 사용할 여유 없는 현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돌봄 노동 가치 인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전담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박미향 학비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국가 책임 공적 돌봄을 강화하겠다면서 현재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돌봄전담사 처우 개선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다가오는 방학에는 학생들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돌봄교실에 머물기 때문에 휴게시간을 사용할 여유조차 없는 게 돌봄전담사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학비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초등돌봄전담사 2503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최근 1~2년 동안 돌봄 및 행정 업무가 많이 늘어났다고 답변했습니다.
 
아울러 돌봄전담사의 77%는 방학 기간에 업무가 가중돼 힘들다고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학 때는 학생들이 오전부터 입실해 있어 돌봄과 행정 업무를 병행하기 어렵다는 게 학비노조의 설명입니다.
 
돌봄전담사들이 업무 증가와 연차·병가 사용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정부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진은 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돌봄 노동 가치 인정 촉구 기자회견’ 도중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동료에게 업무 전가되는 것 미안해서 연차·병가 자유롭게 사용 못 해"
 
연차나 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돌봄전담사도 전체의 60%를 차지했습니다. 연차·병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돌봄 공백 우려'·'동료에게 업무가 전가되는 것에 대한 미안함'·'대체 인력 구하기 어려움' 등이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돌봄전담사들은 돌봄교실의 학급당 학생 수 적정 인원으로 16~19명(42%)과 15명 이내(41%)를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23명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 31%에 달했습니다.
 
서울 중평초등학교에서 돌봄전담사로 일하고 있는 유영미 씨는 "우리 학교의 경우 돌봄교실 이용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아 전용 교실 31명·겸용 교실 26명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정원을 초과한 숫자지만 그럼에도 현재 대기자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많은 인원이 사용할 책상 등 기본적인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과 돌봄전담사들은 여러 가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학비노조는 △모든 돌봄전담사 상시 전일제 전환 △대체 인력 제도 마련 △방학 중 업무 과중 문제 대책 마련 △겸용 교실 문제 해결 △돌봄교실 법제화 등을 촉구했습니다.
 
박정호 학비노조 정책실장은 "현재 교육부는 보여주기식 성과에 매몰돼 기존 돌봄교실로 아이들을 꾸역꾸역 밀어 넣어 해결하고 있다"며 "정부는 늘봄학교에 방점을 찍을 게 아니라 돌봄전담사의 고충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돌봄전담사들이 업무 증가와 연차·병가 사용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면서 정부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진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소속 돌봄전담사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돌봄 노동 가치 인정 촉구 기자회견’ 도중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장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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