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마약 범죄가 투약자에서 공급자 층으로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SNS·다크웹 등 온라인 마약 유통이 확산된 탓인데요. 재벌가·연예인에 한정됐던 투약 이슈가 이제는 2030세대 일반인은 물론 미성년자층으로 뻗어가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은 1만8395명으로 전년(1만6153명) 대비 13.9% 증가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대치이기도 합니다. 인터넷(다크웹)과 SNS(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해외 마약류 공급자와 연락이 간편해지면서 국제 우편물을 이용한 마약류 구입 사례가 늘어난 원인입니다.
투약사범 대비 공급사범 급증
지난해 기준 국내 마약사범은 2551명으로 전년(1745명) 대비 46.2%가 증가했습니다.
반면 마약사범 중에서도 '투약사범'은 8489명으로 전년도(8522명) 대비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 밀조·밀수·밀매사범 등 공급사범은 4890명으로 전년도(4045명) 대비 20.9% 증가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전체 마약류 사범 중 투약사범이 46.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급사범의 증가는 곧 투약사범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인터넷·SNS 통해 쉬운 거래
마약류사범은 1999년 처음으로 연간 1만명을 돌파한 이후 2002년도까지 매년 1만명을 상화했습니다. 2002년 대대적으로 필로폰 밀수조직을 적발한 이후 마약사범은 이듬해부터 2006년까지는 연간 7000명대로 감소했습니다.
이후에도 1만명 미만을 기록하던 마약사범은 2015년에 1만명을 돌파한 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들어 일시적으로 적발 인원은 감소했으나 지난해는 온라인 유통망 강화와 더불어 검경·수사권 조정이 겹치며 마약사범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덩달아 압수율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전체 마약류 압수량은 804.5kg으로 전년 대비(1295.6kg) 37.9%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필로폰 404kg과 코카인 400.4kg 등 두 건의 단발성 압수를 제외하면 오히려 압수율은 6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잦아진 해외 교류만큼 마약 교류도 늘어
검찰에 따르면 마약 압수량이 늘어난 원인은 외국인의 마약류 밀수 급증과 연관됐습니다. 최근 3년간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마약류 범죄가 성행하면서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출신 국적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태국 등 동남아 국적자들이 메트암페타민 또는 야바 등의 마약류를 태국·라오스 등에서 국내로 대량 밀수입한 사건이 다수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국제 교류가 빈번해지고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이와 동시에 외국인 마약류범죄율과 국적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국제 공조를 통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밀매사범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과 총기.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