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제11차 전원회의에서도 의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6일 개최된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1만2000원을, 경영계는 9700원을 각각 제시했습니다.
지난 4일 제10차 전원회의에서 제출한 1차 수정안과 비교해 노동계는 130원을 내린 요구안입니다. 경영계는 50원 올렸습니다.
양측이 제시한 금액의 차는 2300원입니다. 월 노동시간을 209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월급은 각각 250만8000원과 202만7300원이 됩니다.
6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1만2000원을, 경영계는 9700원을 제시했습니다. 사진은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과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사진=뉴시스)
이날 심의에 앞서 양측은 해외 사례를 들며 최저임금 수정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저희 수정안에는 2022년 미반영된 물가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따른 실질임금 저하분 1%를 포함했다"며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서 대전제로 현행체제 임금법이 정하고 있는 가구생계비, 유사근로자임금, 노동생산성 등이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서 최저임금 결정이 소비자물가와 같은 경제지표를 활용한 배경에는 튼튼한 사회안전망과 오랜 기간의 논의 끝에 사회적 합의가 전제됐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최저임금 결정 기준조차 온전히 반영하지 않고 거시경제 지표만을 활용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처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은 경영계와 정부의 탄압에 의해 지속 후퇴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일수록, 작은사업장의 노동자일수록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임금, 노동조건에 대한 협상도 노동조합 활동도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렇기에 최저임금은 곧 최고임금이자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에게는 곧 자신의 임금인상이 되는 상황"이라며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경총 전무는 "전 정부 5년과 현 정부 1년동안 최저임금은 48.7% 인상됐다. 근로자위원께서 프랑스와 독일, 영국이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인상햇다고 하지만 이들과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18년 이후 비교기간 늘리면 영국과 독일은 물가 인상률 20.8%, 24.1%로 14.1%인 우리보다 높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은 35.7%, 37.1%로 우리보다 낮다"며 "중위임금 대비도 62.2%인 우리나라에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산업용로봇은 2020년 기준 근로자 1만명당 932대로 세계 평균의 7배에 달하는 등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민간분야 키오스크도 2019년 대비 2021년에는 3.1배나 증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에 따른 자동화가 결국 미숙련인력의 고용을 크게 줄일 수밖에 없고 여성, 고령층과 같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고용 축소라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은 회의가 마치기 직전 3차 수정안을 비공개로 제출하고 11일 제12차 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6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1만2000원을, 경영계는 9700원을 제시했습니다. 사진은 같은 날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행진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