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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직원들, 부산 이전 산은으로 이직 '붐'
전국 순환근무보다 부산 붙박이가 안정적
입력 : 2023-07-1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공기관 직원들이 부산 이전을 앞두고 있는 KDB산업은행으로 이직 러시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0여년 전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관 직원들은 현재 전국 순환 근무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산업은행은 순환근무 부담이 없는데다 연봉까지 높아 매력적이라는 판단입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상반기 신입 및 경력 채용에서 금융공기관 직원이 다수 입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은행에서는 직원들 출신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신용보증기금에서는 5명 가량이 이미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고, 주택금융공사, 기술신용기금 등 타 공기관 직원들도 산은 채용에 관심이 높습니다.
 
공기관 직원들의 산업은행 이직이 주목받는 것은 금융공기관의 지방 이전 이슈와 맞물려 산은 직원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38명에 불과했던 퇴사자는 지난해 97명으로 급증했고, 노조 측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만 자발적 퇴사자 수가 30명을 넘어섰습니다.
 
퇴사자 급증에는 현 정부의 산은 부산 이전 논의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고, 강석훈 산은 회장도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의 부산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공기관 직원들이 산업은행 이직을 결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기관의 본사 이전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닌데요. 한국거래소가 지난 2005년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다. 이어 지난 2014년에는 예탁결제원과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는 부산으로, 신용보증기금은 대구로 본사를 이전한 바 있습니다.
 
지방으로 본점을 옮긴 금융공기관의 근무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한 금융공기관 관계자는 "지방으로 본점 이동하면서 서울을 거점을 두고 일부 지방 순환 배치하는 방식에서 전국 순환근무로 바뀌었다'며 "승진하더라도 서울 외 다른 지역 재배치되는 것은 당연하고, 진급 이슈가 아니더러다도 2년 주기 순환 근무가 자리잡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공기관 직원들에게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산업은행 근무는 매력적입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 평균 보수(연봉)는 1억1289만원으로 금융공기관 중에서는 '톱'입니다. 타 금융공기관들은 7000~8000만원대 수준입니다. 제2의 도시 부산에 본점을 두는 데다 타 공기관에 비해 순환근무 부담이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방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지방으로 본점을 옮긴 금융공기관 간 인력 이동이 씁쓸할 수밖에 없는데요. 다른 공기관 관계자는 "직원의 상당수가 아직도 서울 거주와 지방 근무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방 이전으로 금융공기관의 경쟁력은 물론 균현발전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말하기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은 동남권 경제부흥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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