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AP4) 정상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기정사실화하고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휩싸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한 것이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보수진영의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 50%도 채 되지 않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당장 내년 총선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올해 최대 낙폭까지…PK 두 자릿수 '하락'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확연한 하락세입니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7월11~13일 조사,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에 비해 6%포인트 줄었습니다. 올해 주간 기준으로 최대 낙폭입니다. 지난해 6월5주차 조사 43%에서 7월1주차 조사 37%로 6%포인트 하락한 이후 처음입니다. 같은 날 공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7월10~12일 조사)에서도 33.4%를 기록하며 지난주 대비 5.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공개된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여론조사(7월3~7일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9%포인트 하락한 39.1%를 기록했습니다. 3주 연속 지지율이 상승하다 이번 조사에서 하락세로 전환된 겁니다. '리얼미터' 측은 지지율 감소 원인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영향을 꼽았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업 백지화' 발언이 있던 6일 윤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34.9%까지 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보수진영의 강세 지역'인 영남권 민심까지 술렁이는 모습입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PK)의 지지율 하락이 뚜렷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11%포인트 하락한 36%,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선 5.8%포인트 감소한 39.0%로 나왔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5.2%포인트 줄어든 44.6%였습니다. 이 지역의 지지율 하락은 윤 대통령의 오염수 대응이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해양수산 관련업 비중이 큰 남부권 지역에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입니다.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의 지지율도 심상치 않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51.6%로, 가까스로 절반을 넘었고 '한국갤럽' 조사에선 49%,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선 46.9%로 5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서울은 32%, 경기·인천 31%로 나타나 전주 대비 각각 3, 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 기준으론 경기·인천에서 5.5%포인트 줄었습니다. 수도권 지역의 지지율 하락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등 돌린 MZ세대…총선 앞둔 여당 '초비상'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청년층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20·30대 지지율 하락 폭이 컸습니다. 지난주에 비해 20대는 8%포인트 감소한 17%를 기록했고, 30대는 9%포인트 줄어든 22%였습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선 30대 지지율이 9.8%포인트 떨어진 28.3%로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여당이 총선에서 유의미한 의석을 획득할 수 있는 청신호로 대통령 지지율 40%를 꼽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 해외 순방으로 외교전을 펼친 상황에서 '순방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된 점은 여당에 뼈아픈 대목입니다.
현 상황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뾰족한 지지율 반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지지율이라는 것이 어떨 때는 분석이 안 되는 요소도 있어서 여의도연구원이나 원내 실무자들과 논의해서 지지율과 관련된 분석을 해보겠다"며 "다만 어떤 사안의 경우에는 진상이 밝혀지면 문제가 해소되는 경우도 많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최수빈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