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단과 비대표단으로 나눠져 오랜 갈등을 이어온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새로운 대표를 맞이했습니다. 새 대표를 맞이한 만큼 더이상의 갈등을 일으키지 말라는 국민의힘 경기도당과 송석준 신임 도당위원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국민의힘은 더 큰 갈등을 예고했습니다.
갈등의 시초는 경기도의회 의장 선출입니다. 당시 도의회 의장으로 염종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되면서 국힘 일부 의원들은 당시 대표이던 곽미숙 의원의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곽 대표가 쉽게 물러나지 않으면서 대표단 외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정상화추진단 등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 78명 중 40명의 찬성으로 곽 의원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대한 효력을 두고 법적 분쟁까지 가게 됐습니다. 법원은 지난 12월 대표의원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결국 의원들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새 대표으로 김정호 의원을 선출했습니다. 도당 역시 새 대표 선출을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했구요. 그런데 곽미숙 의원이 속한 전 대표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김정호 대표의원은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의원실을 사용해야 함에도 곽 대표가 대표의원실을 빼지 않고 있어 사용하지 못하는 중입니다. 결국 한 지붕에 두 가족이 살림을 차린 꼴입니다.
새 대표단은 선출된 이후 대열을 정비하기 위해 상임위 조정에 나섰습니다. 통상 대표단이 소속하는 의회운영위원회에서 전 대표단 의원을 제외하고 신 대표단 의원들을 구성했습니다.
결국 사보임 결정에 전 대표단에서 반발에 나섰습니다. 상임위원 임기가 조례상 2년 보장되는데 새로운 대표단이 이를 어기고 사보임 절차를 진행했다는 이유에섭니다.
전 대표단 의원들은 사보임 결정에 대해 법원에 의결취소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또 다른 법적공방이 시작된 것입니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은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민의힘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현안에 목소리 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추진될 경기도 정책들도 도의회 갈등에 발목잡힐 가능성이 큽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야심차게 출범시킨 여야정협의체 역시 새 대표단의 인사들로 채워져야 하는만큼 한동안 도와 도의회가 불안정한 채 운영될 전망입니다.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