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카드사들이 고금리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과 함께 대손비용까지 늘면서 상반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멈추지 않았고,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데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대규모 금융지원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이 깊은 모습입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16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2% 감소했습니다. 신한카드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50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9% 감소했습니다.
다른 카드사도 신한카드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같은 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1187억원) 대비 38.8% 감소한 7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1929억원으로 같은 기간 21.5% 감소했고, 삼성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906억원으로 8% 감소했습니다.
순이익 감소 배경으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꼽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AA+ 3년물 여신전문금융채 금리는 4.330%로 집계됐는데요. 지난 3월에 비해 0.4%p 가량 뛰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에 영향을 받아 업황 경기 자체가 좋지 않다. 특히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업의 경우 돈을 빌려와야 하는데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너무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취약차주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손비용이 증가한 점도 실적 감소 요인입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연체율 때문에 대손 충당금 적립을 많이 해야 해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는데요. 국내 카드사 연체율도 대부분 1%를 넘겼습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 1.37% △KB국민카드 1.19% △삼성카드 1.10% △하나카드 1.14%의 연체율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도 카드업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더라도 고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취약차주 연체율이 더 오를 경우 충당금 부담 역시 앞으로 커질 일만 남았습니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지금까지 1조8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내놓았는데요. 지난달 우리카드 2200억원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6000억원 △롯데카드 3100억원 △신한카드 4000억원 △하나카드 3000억원 등 금융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은 아직까지 상생금융안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상생금융안은 총지원 한도로 봐야 한다. 카드사가 최대한도로 지원 규모를 정한 것이라 규모가 큰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업황이 암울한 상황에서 금융지원 규모가 커지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