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50억클럽에 대한 늑장수사로 지탄을 받았던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구속을 계기로 수사에 동력을 얻으면서 다음 타깃으로 권순일 전 대법관을 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곽상도 전 의원의 재수사도 막바지에 접어든만큼 '50억클럽'의 검찰 칼날이 곽 전 의원에 이어 또다른 멤버인 권순일 전 대법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대장동 로비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자신의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영수 전 특검구속에 '50억클럽' 관련자 수사탄력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두번의 구속영장 청구끝에 박영수 전 특검 신병을 확보한 만큼 관련 수사를 넓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50억클럽에 포함된 다른 인물들과 연관성 등을 파악하면서 금품을 수수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전날에는 구속 후 박 전 특검을 처음 소환조사 했습니다.
50억클럽 사건에 대한 검찰의 향후 행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권 전 대법관은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월 1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2020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주도했다는 의혹입니다.
검찰의 1차 대장동 수사팀은 2021년 11월과 12월에 권 전 대법관을 두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증거확보에 실패한 바 있어 수사가 답보상태 였습니다. 하지만 박영수 전 특검 구속에 성공한 검찰은 그간 50억클럽에 연루된 인물에 대해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50억클럽과 관련해 제기된 인물에 대해 여러 방식을 통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곽상도 전 의원. (사진=뉴시스)
곽상도 소환검토…권순일로 수사 확대할 듯
검찰은 50억클럽과 관련해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겼던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재수사도 마무리 중입니다. 지난 2월 재판부가 1심에서 곽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재수사에서 지난달 말에 이어 지난주에도 아들 병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거액의 퇴직금이 지급된 경위와 그 성격 등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한 보강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병채씨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곽상도 전 의원을 직접 소환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아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하고 있는데 수사통해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곽 전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50억클럽 의혹은 김만배씨와 회계사 정역학씨가 나눈 대화가 담긴 '정영학 녹취록'에 공개된 인물로 녹취록에서 김만배씨는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잠,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성근 머니투에디 회장 등에 50억원씩을 주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