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개입됐단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은 9일 "정확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한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국방부에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국방부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방부가 국가안보실과 회의 후 장관이 결정한 내용을 뒤집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국방부에서 국가안보실을 만난 적도 없는 건지' 묻는 질문에 "국방부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앞서 해병대 소속이었던 채 상병은 지난달 17일 경북 예천군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실종된 주민들을 찾던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습니다. 이에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했고, 지난달 30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결재받았습니다. 보고서에는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과 경북 예천 수해복구 작전을 지휘한 박상현 여단장을 포함한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장관은 결재한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이첩을 보류하고 '1사단장 등 8명의 과실치사 혐의를 삭제하라'고 박 대령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선 당시 이 장관의 조치가 관련 자료를 국가안보실에 제출한 뒤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가안보실이 이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방부는 집단항명 혐의로 박 대령에게 직무정지·보직해임을 조치했습니다. 또 채 상병 사건을 해병대 수사단에서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해 재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박 대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건 발생 초기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셨고, 저는 대통령의 지시를 적극 수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사건을 경찰로 이첩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