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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 만에 스크린 복귀 이유
입력 : 2023-08-14 오전 7:00:1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김희선은 1993년 데뷔를 해서 올해 데뷔 30주년이 됐습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공백기를 제외하면 쉼없이 활동을 해온 김희선입니다. 하지만 국내 영화 출연은 '화성으로 간 사나이' 이후 20년 만입니다. 스크린 복귀가 늦어진 것에 대해 김희선은 자신의 탓이 크다고 했습니다.
 
영화 '달짝지근해'는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분) 앞에 직진 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 일영(김희선 분)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김희선은 극 중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서 어떤 상황에도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따라 움직이는 일영을 연기했습니다.
 
김희선은 '달짝지근해'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이한 감독에게 시간을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김희선은 "겁이 났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A4 용지 두 장에 빼곡하게 내가 일영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써서 주셨다. 감독님이 정말 귀여운 건 손 편지를 쓰고 혹시라도 글씨를 못 알아볼까 봐서 손편지를 타이핑한 편지까지 넣어서 주셨다"고 말했습니다.
 
김희선은 자신을 원하는 감독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는 "감히 내가 뭐라고 이렇게 고민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유해진 오빠와 함께 하는데 누가 싫어할까라고 생각하고 부담을 덜어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유해진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해진 오빠가 촬영이 없는데 내 첫 촬영 때 응원을 한다고 촬영장에 놀러 왔다. 다음 날도 또 왔다. 그런 부분에 감사했다. 본인의 촬영이 없으면 다른 배우가 촬영하는데 촬영장에 잘 안 가는데 와서 응원해준 것에 너무 감사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유해진의 배려 덕분에 김희선은 처음 본 유해진이지만 몇 작품을 같이 한 사람처럼 호흡이 잘 맞고 말도 잘 통했다고 합니다.
 
영화 '달짝지근해' 김희선 인터뷰.(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은 '달짝지근해'라는 작품에 대해 "치호나 일영이 10, 20대가 아니지만 순수함이 있다. 그런 순수함 때문에 풋풋해 보이는 것 같다. 치호의 순수함을 알아본 일영도 순수한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진 오빠가 연기를 잘해서 첫날 촬영을 할 때부터 치호 그 자체였다. 시간이 갈수록 일연이 되어가지만 해진 오빠의 치호 같은 모습에 더 쉽게 일영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일영에 대해서도 "순수한 여자다. 사람을 볼 때도 조건을 보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믿는 것 같다. 치호를 처음 만날 때도 어린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배려가 있는 행동을 하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매력을 느낀 것 같다. 순수했기 때문에 순수한 사람을 알아 본 것 같다.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엄마로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는 여자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희선은 자신이 사랑에 적극적이고 솔직하고 당찬 매력이 돋보이는 일영과 닮은 점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영이 첫 만남에 호기심 가는 남자를 다시 만나고 싶어 500원을 들고 간다. 나도 일영처럼 그랬을 것이다. 만나고 싶고 대화하고 싶은 상태라면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일영과 비슷하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말을 한 번 더 해보려는 적극적인 면들이 닮았다"고 했습니다. 이런 비슷한 점도 작품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극장 장면에서 NG를 많이 냈다고 한 김희선은 "걱정을 많이 했던 장면이었다. 로맨스 작품을 하면 남자가 리드를 하고 여자가 끌려 가는 장면을 많이 했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적극적으로 과격하게 스킨십을 해야 했다. 그런 걸 거의 안 해봤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했다. 해진 오빠가 얼굴만 마주쳐도 웃음을 터트려서 NG를 많이 냈다. 너무 웃겨서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연기를 했다. 결국 5분 정도 촬영을 멈추고 한바탕 웃고 다시 집중을 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습니다.
 
영화 '달짝지근해' 김희선 인터뷰.(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은 '달짝지근해'를 촬영하면서 두 명의 치호와 촬영을 한 기분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화면에서는 해진 오빠가 있었다. 화면 밖에는 이한 감독님의 치호 모습이 있었다. 현장에서도 두 치호와 같이 있는 것 같다고 놀리기도 했다. 치호의 순수함 자체가 이한 감독님과 비슷했다. 치호가 가진 순수하고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을 오롯이 보는 모습이 비슷하다. 감독님의 엉뚱하고 순수한 모습이 치호와도 비슷한 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유독 로맨스 작품을 많이 했던 김희선은 "로코를 많이 하긴 했다. 영화에서 보여준 로맨스는 남녀 둘만의 사랑 이야기였다. 하지만 '달짝지근해'는 일영과 치호 두 사람만의 사랑이 아니다. 주위 사람도 생각해야 한다. 두 사람이 상처를 주고 헤어지는 게 아니라 주위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진다. 그런 게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2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희선은 "내 잘못도 있다. 영화라고 하면 과거에는 관객수가 배우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게 두려웠다. 관객이 없으면 나의 연기 평가가 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두려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이어 "제안이 와도 선뜻 못했다. '달짝지근해'는 일영이 나와 닮은 부분이 많고 무겁지 않은 캐릭터라서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대표님도 부담을 주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라고 하시다 보니까 스크린 복귀가 늦어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김희선은 시사회가 가장 무섭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약간 한 고비를 넘긴 느낌이다.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서 좋긴 하지만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개봉을 한 상태가 아니다 보니까 관객의 평가가 이뤄지기 전까지 혼자만 기뻐하고 남에게 티를 못 내고 있다. 다행이라면 지인 배우들이 은근 냉정히 평가해주는데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하지만 들뜨기엔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희선은 "어른들의 풋풋한 사랑, 로코 하면 10, 20대 친구들이 주로 많이 하는데 어른도 설레고 풋풋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어른 사랑하면 진하고 깊고 무겁다고 생각할 수 있다. 치호 역할을 해진 오빠가 해서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어른 사랑이라고 해도 10, 20대 못지 않은 풋풋한 사랑, 귀여운 어른을 보여준 작품이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달짝지근해' 김희선 인터뷰.(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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