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입추와 만추.
사전적 의미로 입추는 7월의 절기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만추는 음력 9월인 늦은 가을을 뜻합니다.
여기서 추는 가을 추(秋), 모두 가을을 의미합니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건 대부분 낭만적인 것들이죠. 단풍, 낙엽, 바람, 독서의 계절, 트렌치코트 등등.
특히 '만추' 하면 영화 만추의 주인공 탕웨이와 현빈이 자동적으로 떠오르네요.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이미 대한민국은 입추에 접어들었고, 금방 만추에 접어들겠죠.
그런데 현재의 입추는 아직 여름에 머물고 있는듯 합니다. 물론 입추를 전후로 야외에서 흘리는 땀이 확연이 줄어들었음을 체감하지만, 그래도 이걸 가을 날씨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반팔 옷들을 접어두려면 적어도 9월은 돼야할 것 같습니다. 늘 그래왔듯이요.
만추는 '음력 9월' 특성상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걸쳐 있습니다. 그런데 10월만돼도 확 추워지잖아요? 11월은 사실상 겨울 느낌이 더 크죠.
어린 시절 학교에서 지를 배울 때는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요. 어느 순간부터 가을은 여름과 겨울을 잇는 '간절기' 의미가 더 커졌습니다. 겨울에서 여름 사이의 '봄'도 마찬가지고요.
가을에 주로 입는 트렌치코트, 며칠 못 입으니 절기가 가을이면 덥든 춥든 무리를 하더라고 입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죠. 그만큼 입추와 만추 사이, 가을이 짧아졌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 늘 아쉬울 수 밖에요. 특히 올해 여름은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습니다. 계절이 너무 길게 느껴질 정도로요.
여름의 싱그러움 보다는 찌는 듯한 더위, 습도 등으로 인해 '더운 나라'를 대표하는 동남아시아 뺨칠 만큼 기후 조건이 더 열악해 지고 있다고 하고요.
겨울은 '추운 나라'의 대표 주자인 러시아 시베리아 등보다 더 춥다고 하잖아요.
가을이 짧아서 안타까운 건 이상기후의 징조 때문이 더 큽니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걸 단순히 아쉬움으로 끝낼 현상이 아니라는 거죠. 여름에는 극심한 장마, 겨울에는 한파로 농사 피해는 물론 시민들도 갖가지 사고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많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입추와 만추 사이. '가을'이라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이 더 확실했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김독과 배우에서 지금은 부부가 된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