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초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562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를 두고 금감원 내부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은행의 가장 본질적인 업무인 대출에서 7년동안 횡령과 유용이 일어났는데 단 한 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굉장히 충격적이라는 것인데요,
그가 오랜기간 큰 돈을 횡령할 수 있었던 건 은행과 금융당국 모두의 방만 아래 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리은행에서 10년 넘게 한 부서에서만 근무한 직원이 대규모 횡령을 저지른 사태를 보고도 경남은행에선 그를 15년 넘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담당하는 한 부서에 뒀고 금융당국도 PF대출 전수 점검에서 이상없다는 경남은행의 보고를 의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정기 검사와 수시 검사에서도 아무런 문제를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이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KB국민은행에선 증권 업무를 대행하는 직원들이 무상증자 관련 미공개정보로 주식투자를 해 가족과 지인까지 127억원을 챙겨간 사실이 드러났고 그 다음 날엔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몰래 증권계좌를 만들어 1000여개가 넘는 불법 계좌 개설을 한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같이 최근 7년동안 금융권에서 횡령한 고객 돈은 무려 1816억590만원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권에서 횡령을 저지른 임직원 수는 202명, 횡령액은 1816억590만원입니다.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주는 곳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가운데 은행권 횡령액은 1509억8010만원으로 전체의 83.1%를 차지했지만, 환수된 금액은 7.6%(114억982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712억원의 횡령 사건이 터진 우리은행의 환수액도 0.7%(4억9800만원)에 그쳤고, 최근 분기 보고서에 '회수 가능 여부가 불확실해 전액 손실 처리했다'고 표기했다고 합니다.
지난 2016년부터 횡령죄를 저지른 경남은행의 부장급 직원이 횡령한 500억원이 넘는 돈도 그가 무단결근 중이며 현재 행방불명된 상태기 때문에 환수가 사실상 어려워보입니다.
은행 내부 시스템으로도, 금융당국 검사에도 직원들의 횡령이 포착될 수 없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이번엔 강력한 제재를 취해 본보기를 보이든 조직 문화 자체를 개선해 직원들의 도덕 의식을 높이든 은행과 금융당국 모두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BNK경남은행.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