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G 가입자의 47.7%를 확보하며 시장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SK텔레콤(017670)이 진정한 의미의 5G를 구현할 단독모드(SA) 도입에는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5G가 상용화된 지 만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LTE와 5G를 혼합한 서비스 제공에 그치고 있습니다. 가장 넓은 LTE 주파수폭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당장 새로운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LTE 주파수 안에서 우위 유지에 머무르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 정부의 품질평가가 SK텔레콤에 유리한 5G 비단독모드(NSA)로 진행되고 있어 SA에 서두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T는 했는데 SKT는 안 하나 못하나
SK텔레콤은 LTE 코어망과 제어장치에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연결한 방식으로 5년째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제이동통신표준화기구인 3GPP가 규정한 네가지 5G 규격 가운데 옵션3에 해당하는 기술입니다.
국내에서
KT(030200)가 2021년 7월 5G SA를 상용화한 것과도 대비되는 행보입니다. KT는 국내 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옵션2인 5G SA를 구축했습니다. 농어촌 공동망을 제외한 전국에 SA 상용망 도입을 완료했고, 최근에는 농어촌 공동망에도 SA 상용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KT 관계자는 "SA 지원 단말을 사용 중인 KT고객이라면 5G SA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G SA는 5G 코어망·제어장치에 5G 기지국을 연결한 방식입니다. 데이터를 제어하는 기본기술에 5G 표준이 적용돼야 5G가 특화기능으로 내세운 초저지연성, 네트워크슬라이싱, 배터리 소모시간 절감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NSA에서는 이러한 특화기능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글로벌 사업자들도 SA 서비스로 전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전세계 53개국 116개 통신사업자가 5G SA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 3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5G SA를 지원하는 단말 또한 1331개로 2021년보다 1.5배 늘어났습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5G SA 기술은 확보하고 있지만, 시장성 차원에서 적용되지 않는 것이라 설명합니다. 회사 관계자는 "옵션2로 불리는 5G SA 기술 개발을 완료했지만, 장점이 없어 B2C로는 사용하지 않고, 원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B2B로만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LTE 기지국이 보완하는 형태인 5G SA 옵션4로 B2C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SKT T타워. (사진=뉴스토마토)
5G는 SA로 가야 한다는데…LTE 우위 버릴 수 없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효용도가 적어 5G SA로 전환을 미루고 있다는 SK텔레콤의 행보에 대해 시장의 눈초리는 달갑지 않습니다. 세계 5G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SA로 전환에 나서야 하는데, 1위 사업자로서 내놓을 답변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방효창 두원공과대 스마트IT학과 교수는 "5G NSA로 이용에 문제가 없을지라도 5G 다양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SA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넓은 대역의 LTE 주파수 폭을 가지고 있는 SK텔레콤이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 안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란 평도 나옵니다. LTE의 경우 SK텔레콤은 145㎒, KT는 105㎒,
LG유플러스(032640)는 100㎒ 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LTE와 연계한 5G NSA에서는 SK텔레콤에 제일 유리한 구조입니다. 통신사들이 민감해하는 속도 문제의 경우 주파수 폭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현 주파수 대역폭 배분 구조는 5G SA로 전환을 위해 코어망 등에 투자를 집행하지 않고도 SKT가 시장 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5G SA 규격으로 더 진화된 옵션2가 아닌 옵션4를 선택한 것도 보유한 기존 LTE의 이점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특히 올해 정부의 통신품질평가도 NSA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5G의 경우 통신3사 모두 100㎒로 대역폭이 같아 품질평가에서 차이가 적을 수 있지만, NSA로 진행할 경우 SA로 투자 집행 없이 LTE 대역폭이 넓은 SK텔레콤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주파수 안에서 우위를 잃지 않기 위해 진짜 5G로의 진화를 늦추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