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임 혐의로 소환했습니다.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17일 오전부터 백현동 개발 특혜 관련해 이 대표를 특경법 상 배임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에게 부지 인허가 특혜를 준 경위 등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는 공영개발을 전제로 도시 계획 지침이 있는 곳인데도 민간업자들이 단독 개발하도록 인허가한 것이 핵심"이라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참여가 선택적인 것이 아니고, 이 대표도 성남시장 시절 공영개발을 하겠다로 여러 차례 공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성남시 인허가 관계자들은 (이재명 시장) 선대본부장 출신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단독 개발하도록 특혜를 제공했다"며 "공사를 참여를 배제해 개발 이익을 포기하고, 그 이익을 민간업자들에게 준 것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혜 개입 정황 포착…이 대표 입장이 핵심
검찰은 이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민간업자들에게 백현동 개발 특혜를 줘야할 동기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구속 기소된 선대본부장 출신 브로커인 김인접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청탁과 특혜를 상당 부분 확인했는데, 그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해 구체적인 입장 확인을 듣는 것이 검찰의 목표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배임 액수에 대해서는 아직 특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감사원원은 3000억원의 배임액을 계산했습니다. 검찰은 성남시가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빠지며 의도적으로 포기한 액수를 배임액 기준으로 삼는다며, 정확한 피해 금액 산출 방법은 수사를 통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50m 옹벽 특혜·검사 사칭 위증 교사 혐의도 확인
검찰은 '50m 옹벽' 설치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백현동 부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는 최고 높이 50m, 길이 300m에 달하는 초대형 옹벽이 세워지며 조망권과 안전 논란이 거셌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가 2019년 '검사 사칭' 사건 재판에서 측근에게 의증을 교사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입니다.
당초 2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던 검찰은 300쪽 분량으로 이 대표에게 확인할 사항이 더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환 당일 잇단 압수수색…검찰 "인위적인 일정 아냐"
이날 이 대표 소환에 앞서 검찰은 이 대표의 대선 선대위 관계자인 박모씨와 서모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 이홍우 전 경기도상권진흥원장 관련 수사입니다.
이 전 원장은 지난 5월4일 김 전 부원장의 재판에서 불법 대선자금 1억원을 수수한 시점과 관련해 '거짓 알리바이'로 위증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박씨 등이 김 전 부원장 재판에서 이 전 원장의 위증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이 대표 소환 날짜에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을 두고 김 전 부원장 측은 검찰이 날짜를 특정해 위증 수사로 바꿨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위증 수사는 계속 진행했고 수사 상황에 맞게 진행한 것"이라며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의 발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수사 일정을 조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해 출석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