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김수민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검찰 수사와 재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5건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미 6건의 혐의로 2건의 재판을 받는 상황입니다. 남은 5건의 의혹으로 기소될 경우 이 대표를 둘러싼 혐의는 10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재명, 2건의 재판·6건의 혐의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재 피고인 신분으로 2건의 재판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2월22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인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해,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재판은 지난해 10월18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격주 금요일마다 열리고 있으며 지난 11일 10차 공판까지 진행됐습니다.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재판은 병합됐습니다.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이해충돌방지법 위반·부패방지법 위반 등으로, 성남FC 제3자 뇌물수수 사건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 중입니다.
이 재판은 지난 18일 5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습니다. 재판부는 내달 15일 첫 공판을 열고 매주 2회 재판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대표 측은 해당 일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현동·대북송금 등 5건 수사 중
검찰이 이 대표 기소를 전제로 벌이고 있는 수사도 5건이나 남았습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428억원 뇌물 약정설'은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관련 추가 기소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강수사 중입니다. 대장동 특혜 대가로 민간업자들로부터 428억원을 받기로 약정한 사실이 입증되면 배임 동기가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이 대표를 배임 혐의로 소환해 13시간 넘게 조사를 벌였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에게 부지 인허가 특혜를 준 경위, 성남도시개발공사를 개발에서 배제한 경위, 사적 이익 취득 여부 등 의혹 전반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정확한 배임액수를 산정하고 있습니다.
수원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이 또 남아있습니다. 이 의혹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병합돼 내달 초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수원지검이 수사하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이 대표가 또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의혹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2018년 쌍방울그룹이 변호사비 23억원을 대신 지불했다는 내용입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근 이 대표를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5년 경기 성남시 정자동에 관광호텔을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모 시행사에 용도변경, 대부료 감면 등 각종 특혜를 줬다는 내용입니다.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허리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으로 향하는 백현동·대북송금 재판
백현동 개발사업의 '대관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는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77억원 등을 수수해 현재 특가법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공모해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대북송금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고 법정 진술하면, 검찰은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피의자가 많은 대장동 사건은 이 대표의 주변인에 대한 재판도 많습니다. 이들 재판은 결국 이 대표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길이기도 하므로, 역시나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 재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대장동 일당'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정영학 회계사 등은 '대장동 본류 사건'의 공동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편의를 봐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금품 수수, 부패방지법 위반, 부정처사후수뢰,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또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 중입니다.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과 관련해 검찰은 이날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특경법 위반(수재 등)·청탁금지법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다른 50억클럽 멤버인 곽상도 전 의원은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최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우자 법카 유용 의혹·아들 불법 도박…가족 잡음
이 대표는 가족 관련 의혹으로도 잡음이 많았습니다.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씨는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김씨는 비서인 배모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김씨의 음식값을 치른 사실을 알고도 용인한 혐의를 받는데, 이 사건으로 배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검찰은 공동정범으로 넘겨진 김씨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 대표의 아들은 2019년 1월부터 2년 간 수 차례에 걸쳐 불법 도박 혐의로 지난해 10월 검찰에 송치된 상태입니다. 아울러 불법 성매매 의혹도 있었는데, 이 사건은 검찰의 재수사 요구에도 불구하고 결국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 결정이 났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