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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태 보는 언론인 심경
입력 : 2023-08-23 오후 2:13:34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선 의원이 대수냐. 그런데 경찰, 검찰 수사관은 좀’
 
처음 서이초 사태를 접했을 때 ‘연필사건’ 부모가 3선 의원과 연관이 있다는 설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래서 지목당한 여야 의원이 직접 해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그때 지인도 필자에게 한마디 했었습니다. 3선 의원이라 기사가 안 나온다고. 필자는 부인했습니다. 3선 의원이 대수냐고. 필자는 사회부에 몸담은 적 없기 때문에 자세히는 모르지만 취재원, 취재 대상 등과 기자 간 이해관계, 취재생리는 어느 분야든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국회의원은 기자에게 오히려 공격당하기 좋아 보입니다. 그래서 의원을 상대로 언론이 봐줄 리 없다고 지인을 설득했습니다. 아마도 아직 사실 확인이 덜 끝나 보도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사회부 기자는 검찰이나 경찰을 통해 그런 사건 정보를 얻습니다. 그러니 보도는 시간문제라고. 해프닝이 있은 다음엔 대단한 거물은 없나 보다 했습니다.
 
최근 연필사건 부모가 경찰과 검찰 수사관이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다소 늦어진 이유가 짐작됩니다. 사회부 기자 입장에선 취재원이 사건 당사자인 게 부담일 테죠. 혹은 정보출처가 내막을 가리면 알 길이 없겠죠. 취재원이 당사자였으니 정보 유출이 늦어진 탓도 이해 됩니다.
 
지인은 또 한마디 합니다. 그게 다가 아니라고. 더 윗선이 있다고. 필자도 이번엔 입을 꾹 닫았습니다. 예상 못한 변수였으니까요. 필자도 충격이고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서이초 사태는 너무 가슴 아픕니다. 그게 권력자의 횡포였다고 생각해서 더욱 그렇습니다. 어쩌면 필자가 사회부 기자였다면 이 사건에만 매달렸을지도 모릅니다.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깁니다. 사회문제화 돼 있는 학교폭력, 교권하락, 갑을관계까지 얽혀 있습니다. 거기다 사정당국 관계자들이 엮였다면 우리 사회가 과연 수사권력을 견제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을 또다시 안깁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질 필요가 있습니다. 고인이 죽어서라도 말하고자 했던 바를 세세히 살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사회에 떨어졌습니다. 또다른 약자의 괴로움이 없도록 건전한 사회를 위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할 수 있게 사회부 기자들을 응원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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