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월 20일 첫 번째 환자 발생 이후로 오늘이 국민과 소통한 지 730번째 브리핑의 날입니다. 근거 기반으로 방역당국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 참여로 앞으로의 감염병 위기도 이겨내겠습니다."
질병관리청 대변인이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독감과 같은 수준인 '4급'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공식 브리핑 석상에서 한 말입니다.
정부는 3년7개월여만에 코로나19 확진자 신고·집계를 중단합니다. 31일을 기점으로 4급 전환한다고 하니 9월부터는 조심스럽게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왔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참 길었습니다. 지난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이렇게 길게 우리 일상을 괴롭힌 감염병은 없었습니다.
지난 2020년 1월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는 총 3409만9941명입니다. 국내에서 이토록 많은 확진자를 낸 감염병도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지금은 하루 평균 3~4만명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하지만, 하루에 62만1046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던 때도 있었습니다. 또 하루 469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며 방역당국의 비상이 걸리기도 했었죠.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직 코로나19가 온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비판하는 기사를 주로 썼습니다. 전문가 등을 통해 정책을 평가하고, 정책 실효성을 분석해 부족한 점을 찾아 꼬집어 왔습니다. 국민의 생명이랑 직결되는 방역 정책에 대한 기사이다 보니, 애써 칭찬에 인색했습니다.
방역 정책 실무진들의 노고를 알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간호사분들 뒤에서, 스포트라이트는 고사하고 잘하든 못하든 욕먹어가며 밤낮없이 묵묵히 일 한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칭찬에는 여전히 인색할 것 같기에 이 말도 해야겠습니다. '지역 필수의료 공백', '인구절벽', '출생미등록 아동 보호', '코로나19 표본감시 체계 연착륙'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공무원 일하는 것 못지않게 우리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