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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이 모든 걸 걸었다고 했지만
입력 : 2023-08-24 오후 4:14:32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가 지난 4월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키겠다.”
 
지난 6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조 회장 발언이 나온 직후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진심과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3년 가까이 기업결합에 진전이 없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내부에서 인수 무산설 기류가 감지되면서 조 회장이 인수 불발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언급한 것일뿐이라고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합니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 인수를 공식화했지만 현재까지 인수가 마무리 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대한항공은 2021년 말 모든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덧 2023년 하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조 회장의 아시아나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진심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무산이 기정사실화되는 기류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결합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최근 해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한진그룹이 보유하던 서소문 빌딩을 대한항공에 매각한 것도 인수 무산설에 힘이 실립니다.
 
한진그룹은 최근 서소문 빌딩을 대한항공에 약 26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업무공간의 효율성 강화, 추후 가치 상승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위해 결정했으며, 한진칼은 유동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빌딩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서소문빌딩 매각을 두고 인수 무산 시 흔들릴 수 있는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제적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조원태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경영권 다툼을 했을 때, 산업은행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유상증자에 나섰고 이로인해 조 회장 지분율이 확대되어 경영권을 안정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시아나 인수가 불발되면 산은이 한진칼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고 그렇게되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 줄게돼 경영권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한진그룹의 서소문빌딩 매각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일환으로 해석하는 일부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산은이 제3자에게 아시아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흘러나온 것 역시 인수 불발 무게에 힘을 싣는 대목입니다.
 
아울러 대한항공이 화물기를 운영해본 적 없는 저비용항공사 티웨이항공에게 화물기를 지원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 표면적으로는 “모든 것을 걸었다”는 조 회장의 의지 일환으로 보여지기도 하나, 향후 무산이 됐을 때 대한항공의 책임 회피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유럽연합(EU)는 이르면 다음 달 양사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심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대한항공은 미국, EU, 일본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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