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은행의 입장을 대변하는 은행연합회가 은행권의 역대급 순이익과 관련해 해명에 나섰는데요. 은행권이 지난 15년간 대출자산과 자본이 2배 이상 불어났지만 이익 성장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는 입장입니다.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안정적 수익 확보가 필요한 만큼 비금융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설명회 성격의 은행이슈브리프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국내 은행권의 대출자산은 989조원대였는데요. 지난해 기준 2541조원으로 2.5배 가량 성장했습니다. 은행 자기자본도 같은 기간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2.6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은행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6조원으로 24%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나 자산수익률(ROA)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ROE 5.2%와 ROA 0.4%를 기록했는데요. △미국 ROE 10.2%, ROA 1.5% △캐나다 ROE 16.8%, ROA 1.1% △싱가포르 ROE 10.8%, ROA 0.9% 등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은행이 경제 위기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본질적인 고유업무 수행을 통해 자본을 꾸준히 확충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나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적절한 비이자이익 비중에 대해 박 상무이사는 "해외의 경우 비이자이익 비중이 40~50%에 달하는데 은행권이 노력한다면 그만큼의 비중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익성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는 비금융산업과 해외 진출 활성화를 꼽았습니다. 박 상무이사는 "수익 비중으로 대략 이자수익이 85% 비이자이익이 15% 정도인데 비이자이익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며 "미국 등에 비해 한국은 수수료 수입이 적기 때문에 비금융 산업에 진출하거나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은행권 해외 진출 수익이 2015년에 6400억원 정도였다면 지금은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해외진출 관련 규제를 완화한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국내 금융사의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를 확대하고 자금 지원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내용의 '금융사 해외진출 활성화 규제개선 방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은행권 당기순이익 및 대출채권 추이 (자료=은행연합회)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