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업계는 1000억원 가까이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일부 저축은행은 흑자를 기록해 그나마 손실 폭을 줄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 원인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비용 상승 등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SBI, OK, 웰컴저축은행 등 흑자를 낸 저축은행들이 실질적으로 영업을 통한 수익보다는 판관비 등 비용 절감이 수익개선에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입니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정기 공시를 통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1763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94% 감소한 수치입니다. SBI저축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68억원으로 1분기 수익인 37억원보다 소폭 개선됐는데요. 전년 동기(863억원) 대비 92%가량 줄었습니다.
SBI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7534억원의 이자 수익을 내며 지난해보다 1074억원 상승했지만 급격하게 늘은 이자 비용이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해당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예금 금리가 따라 높아지며 이자 비용이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는 1분기 때 실적이 악화던 원인과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SBI저축은행이 올 상반기 부담한 이자 비용은 3043억원으로 전년 동기(1363억원) 대비 두 배가량 상승했습니다.
이는 흑자를 낸 여타 저축은행들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작용합니다. OK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535억 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상반기 670억원에 비해 20.1% 감소한 규모입니다. OK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60.7% 감소했습니다.
OK저축은행의 상반기 이자 수익이 7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6249억원) 대비 16.2% 증가했는데요. 동기간 이자 비용은 1185억원에서 2950억원으로 149% 급증해 역시 이자 비용으로 인한 수익 악화가 이어졌습니다.
웰컴저축은행도 올해 상반기 2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519억원)보다 281억원 감소한 수치입니다. 상반기 이자 수익은 3182억원으로 전년 동기(2880억원) 대비 10.4% 증가했는데요. 이자 비용은 올해 상반기 121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0% 상승했습니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429억원의 적자를 내며 전년 동기(297억원)에 비해 726억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올해 상반기 이자 비용이 113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99억원이나 늘었던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황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부터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사실 2분기 실적은 저축은행들이 판매비·관리비(판관비) 등 비용 절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나온 상황이다. 상반기 실적이 그나마 낫게 나온 저축은행들 역시 판매 관리비용을 줄여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I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판관비는 6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억원이나 줄였습니다. OK저축은행은 71억원 줄인 872억원, 웰컴저축은행은 17억원 줄인 61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