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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갈등에 홈쇼핑 '블랙아웃' 위기
대가검증협의체 실효성에 의문 제기
입력 : 2023-09-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수수료 협상 불발 여파로 방송 송출 중단(블랙아웃)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첫 대가검증협의체를 구성해 중재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CJ온스타일은 케이블TV 사업자인 LG헬로비전에 송출 수수료 재계약 협상 중단을 최종 통보했습니다. 10월부터 서울(양천구·은평구)과 경기(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 23개 지역에선 LG헬로비전에 가입한 시청자들은 CJ온스타일을 시청할 수 없게 됩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10월부터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알렸습니다.
 
롯데홈쇼핑 해외여행 상품 방송 모습(사진=롯데홈쇼핑)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수수료 협상에 난관을 겪자 과기정통부는 다음주 중 대가검증협의체를 열어 객관적 검증에 나섭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대가 산정 시 고려요소의 값과 자료제공 등 성실협의 원칙 △대가산정 시 고려요소의 적정성 등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 등을 검증합니다. 
 
홈쇼핑 업계에선 수수료 협상에 난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가검증협의체의 실효성이 부족하단 지적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대가검증협의체는 조정의 기능보단 검증에 목적을 두기 때문에 한계가 있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사적 계약의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는 데는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주요 홈쇼핑 업체 4개 사(CJ·롯데·GS·현대)의 영업이익의 총합은 지난해 동 기간 2115억원 대비 40%가량 감소한 1269억원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선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게 맞다"면서 "그간 시청자의 권리를 지키고자 노력했지만, 매출이 심각하게 무너지는 상황에서 적자를 감수한다는 건 쉽지 않다. 블랙아웃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다"…해마다 송출 수수료 비율 상승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블TV가 홈쇼핑으로 받은 송출수수료는 7558억원에 달합니다. 케이블TV의 매출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5.5%에서 2022년 41.9%로 상승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선 올해부터는 진짜 물러날 데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송출 수수료를 중단한다고 구두에 그쳤지만, 행동까지 시행한 데는 올해가 처음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홈쇼핑업체가 대가검증협의체를 정부에 요청해 가동한다고 해도 송출수수료에 대한 답을 내려주지 않는 걸로 안다"면서 "협상의 진척 여부를 살펴볼 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선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 방송 사업자 간 수수료 협상 난관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단 주장도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 관계자는 "TV를 시청해 리모컨으로 주문한 시청자 입장에선 블랙아웃 여파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해서 물건을 구매해야 하므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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