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해외여행 상품 방송 모습(사진=롯데홈쇼핑)
'방송 송출 중단(블랙아웃)', '실적 부진'.
최근 홈쇼핑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상을 나타내는 두 단어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선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수수료 협상 불발 여파로 블랙아웃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대가검증협의체를 꾸려 중재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 분위기는 냉혹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가검증 협의체의 실효성에 대해 "사실은 조정의 기능보단 검증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한계점이 존재하는 걸로 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사적 계약의 영역에 끼여들어 이래라 저래라하기도 머쓱하다"면서 "다만 정부가 대가검증협의체를 꾸린다고 공언한 만큼 어떤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난감한 상황에 이를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홈쇼핑 업계에선 5%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유료방송사에선 1% 수수료 인하를 요청하는 경우엔 양측에서 제시한 숫자가 타당하면 문제가 없단 겁니다. 정부에선 자료 제출을 명확하게 했는지와 분명한 근거 제시가 됐는지 살펴보는 등 검증의 작업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양측의 자료가 근거가 분명하고 성실하게 제출했을 경우 정부가 양측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끼어들 여지가 없단 겁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블TV가 홈쇼핑으로 받은 송출수수료는 7558억원에 달합니다. 케이블TV의 매출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5.5%에서 2022년 41.9%로 상승했습니다.
예전엔 양사가 5대 5의 비율을 가졌다면 현재는 약 75대 25대 비율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홈쇼핑업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악화일로를 겪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주요 홈쇼핑 업체 4개 사(CJ·롯데·GS·현대)의 영업이익의 총합은 지난해 동 기간 2115억원 대비 40%가량 감소한 1269억원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권리 강화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서도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더 이상은 쉽지 않다"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제 진짜 물러날 데가 없다. 그간 구두로서 송출 수수료를 중단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행한 적은 이번이 처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간 송출 수수료 협상은 매년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을 했습니다. 항상 파행 직전까지 간 적도 수두룩할 정도로 늘 힘든 협상을 진행했다는 게 업계 반응입니다.
일각에선 블랙아웃 현실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하나둘씩 홈쇼핑사들이 이탈하게 되면 유료방송 시장과 방송 산업 자체의 건전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과기부에서 이 부분을 간과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실적 하락과 블랙아웃 현실화 가능성, OTT의 약진은 업계에 큰 리스크로 존재합니다. 늘상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이었지만 아무쪼록 산적한 과제를 잘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