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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 인상…물가 불안의 또 다른 단초
입력 : 2023-09-05 오후 3:18:52
지난 여름 폭우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수산물을 토대로 물가가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물가 불안 요인이 하나 더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우윳값 인상입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흰 우유 등 음용유용 원유(原乳) 기본 가격을 1리터(ℓ)당 88원 인상된 1084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원유는 우유의 재료가 된다는 점에서 원윳값 상승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닙니다. 원윳값이 오르면 당연히 우윳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원유 가격이 1ℓ당 49원 오르면서 업체들은 우유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린 바 있는데요. 올해는 이보다 원윳값 상승폭이 2배에 가까웠기에 올해 흰 우유 가격이 900밀리리터(㎖) 및 1ℓ 기준으로 3000원을 넘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다만 세간의 우려와 달리 일단 업계는 우윳값 인상폭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입니다. 고물가에 따른 서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취지인데요.
 
일단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내달 1일부터 납품하는 '나 100% 우유' 1ℓ 출고가 인상률을 3% 수준으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나 100% 우유 1ℓ 소비자 가격은 2900원 후반대에 책정될 전망입니다.
 
선두 업체의 가격이 어느 정도 굳어진 만큼 다른 업체들도 이 수준에서 가격 책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일단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3000원선'은 넘지 않겠다는 것이죠.
 
우윳값 3000원 시대가 잠시 늦춰진 것은 다행이지만, 사실 서민들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우윳값 상승은 결국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먹거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괜히 '밀크 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있는 것이 아니죠.
 
게다가 이 같은 우려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통계청의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는데요.
 
이는 올해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최근 나름 안정적인 2%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졌는데 다시금 3%대를 넘어선 것이죠.
 
우윳값 상승이 또 다른 물가 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감안한다면 정부가 하루빨리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몰해야 할 때입니다.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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