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국어 영역은 어렵게, 수학 영역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공언한 대로 이른바 '킬러 문항'(고난이도 문항)은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어,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
6일 EBS와 입시업계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9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은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습니다.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와 선지 구성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EBS 현장교사단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어 영역 출제 경향 분석 브리핑을 통해 "6월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공통 과목인 '독서'와 '문학'은 EBS 수능 교재를 밀도 있게 연계했고, 선택 과목인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는 정확히 확인해야 할 요소가 많아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공교육 내에서 변별력 있게 문제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수험생들이 시간 부족이나 글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문항을 틀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봤습니다. 또한 과학·기술 등과 같이 수험생들이 어려워할 수 있는 지문은 정보의 양을 충분히 제공해 추론과 이해 분석이 어렵지 않았다는 게 EBS 현장교사단의 설명입니다.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는 압전 효과와 이를 이용해 미세 물질의 질량을 재는 초정밀 저울에 대한 내용인 11번, 유형원과 정약용의 개혁론을 다룬 16번, 문학 작품 속 소재의 기능을 묻는 27번, 피동·사동의 지식을 다룬 38번, 방송 대담과 학생들의 대화가 건의문에 반영된 양상을 묻는 40번을 꼽았습니다.
종로학원·메가스터디·이투스 등도 비슷하게 평가했습니다. 종로학원은 자체 표본조사 결과 정답률 60% 미만 문항이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5개였지만 이번 9월 모의평가의 경우 12개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6월 모의평가보다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은 원점수 기준 5.4점,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학생은 4.8점이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15번·11번·27번 순"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목동 종로학원에서 강사진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을 분석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수학,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EBS "비슷했다" vs 입시업계 "쉬웠다"
수학 영역은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받는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좀 더 쉽게 출제됐습니다. '3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한 문제'·'고교 수준 이상의 개념을 학습한 수험생이 유리한 문제' 등은 출제되지 않았습니다.
EBS 현장교사단은 브리핑에서 "지나친 계산을 요구한다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지 않았다"며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문항, 풀이 시간이 과도하게 오래 걸리는 문항은 배제했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변별력을 갖춘 까다로운 문항으로는 공통 과목 '수학Ⅰ'의 14번과 '수학Ⅱ'의 22번, 선택 과목인 '확률과 통계' 30번·'미적분' 30번·'기하' 30번을 제시했습니다.
입시업계는 지난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쉬운 난이도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임 대표는 "최상위권을 가르는 고난이도 문제는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상당히 쉽게 출제됐다"면서 "중상위권의 변별력은 유지하겠으나 최상위권 만점자와 동점자가 많이 증가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작년 수능이나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쉽게 출제됐다"며 "공통 과목의 경우 수열의 규칙성을 묻는 고난이도 문항이 12번으로 배치되면서 다소 쉽게 출제됐고, 기존에 출제된 합답형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6일 울산 중구 약사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