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언론탄압의 '역사'…되풀이되는 '비극'
군사정권 때 '언론 길들이기' 최고조…이명박·박근혜정부 땐 방송장악 논란
입력 : 2023-09-07 오후 6:00:00
지난해 11월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언론사 폐간까지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역대 정부에서 반복됐던 '언론탄압의 흑역사'가 윤석열정부에서도 어김없이 되풀이된 셈입니다. 
 
동아일보 광고 탄압…5공 보도지침 '흑역사'
 
언론 자유 억압의 시초는 <동아일보> 광고 탄압 사건입니다.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이 정부의 보도 통제와 언론인 연행 등에 항의하는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하자, 중앙정보부가 기업에 압력을 넣어 <동아일보> 광고계약이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결국 <동아일보> 경영진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던 직원들을 강제로 해고했습니다. 당시 해고당한 직원들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결성해 민주화 운동에 나섰습니다.
 
1980년 전두환정부 때는 대대적인 언론 통폐합과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인에 대한 강제해직 사태가 있었습니다. 전국 64개 언론사를 신문사 14개, 방송사 3개, 통신사 1개로 통폐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동아방송(DBS)>과 <동양방송(TBC)>은 <한국방송(KBS)>에 흡수통합됐습니다. 또 같은 해 권력에 비판적인 1000여명의 언론인을 강제 해직시켰습니다. 전두환정부는 언론 통폐합 이후 '보도지침' 등을 통해 보도를 통제했습니다. 문화공보부 산하에 홍보조정실을 신설해 각 언론사에 보도지침을 전달했습니다. 보도지침에는 보도의 방향 뿐만 아니라 분량과 형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지시가 담겼습니다.
 
2008년 이명박정부 때에는 당시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해임이 이뤄졌습니다. 정 사장의 잔여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MBC>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김재철 사장이 부임한 데 대해 임명 논란이 일면서 2012년 공영방송 총파업이 벌어졌습니다. 또 이명박정부에서 PD와 기자 등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관리하는 등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힘썼다는 사실이 2017년 9월 문재인정부 국정원 적폐청산 TF에서 확인됐습니다. 이후 박근혜정부에서도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석열정부도 전방위 언론탄압…'MBC 사태' 신호탄
 
2016년 박근혜정부 때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세월호 관련 해경 비판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2017년엔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장겸 <MBC> 사장, 이인호 <KBS> 이사장, 고대영 <KBS> 사장 퇴진 등을 목적으로 공영방송 총파업이 일었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도 도를 넘는 언론 탄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습니다.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때 <MBC> 기자들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조처를 내렸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한 뒤 비속어를 쓰는 장면을 <MBC>에서 자막을 달아 처음 보도한 것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편한 심기가 <MBC> 전용기 탑승 배제로 이어지게 된 겁니다. 또 같은 달 인도네시아 발리의 주요 20개국(G20) 관련 일정인 한미, 한일 정상회담 현장에는 순방에 동행한 기자단 중 단 한 명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두 회담을 '전속 취재'로 전환, 동행 기자단 전원에게 '취재 제한'을 가한 셈이 됐습니다.
 
공영방송 이사진들도 줄줄이 해임되고 있습니다. <KBS>의 남영진 이사장과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이 잇달아 해임된 상태입니다. 속전속결로 빈자리에 친정권 인사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공영방송을 두고 장악 논란이 불거지고, 이로 인한 정치권 논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