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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IPO 추진이 만든 빚, 주주에 떠넘긴 누리플랜
유니슨HRK, IPO 앞두고 자금 조달했으나 상장 지연
입력 : 2023-09-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누리플랜(069140)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누리플랜은 계열사 유니슨HKR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바 있는데요. 해당 기업의 상장 지연으로 기존에 조달한 자금 상환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해지면서 주주 대상 유증을 결정했습니다. 누리플랜이 계열사 IPO를 위해 무리하게 조성한 빚을 주주들에게 고스란히 넘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유증에 주가급락…원인은 알짜 계열사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누리플랜은 최근 16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오는 22일 1차 발행가를 확정할 예정이며, 11월 7~8일 구주주 청약을 실시합니다. 이번 청약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600만주로 발행주식총수(710만2743주)의 84.47%에 달하는데요. 누리플랜의 대규모 유증 공시에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전일 누리플랜은 29.78% 급락한 3125원에 거래를 마감했죠.
 
누리플랜은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채무 상황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 풋옵션 대응에 3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며, 계열사 전환우선주(CPS) 상환에 32억원, 계열사 차입금 및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에 각각 41억원, 24억원 등 채무상환에 사용되는 금액만 127억원에 달합니다. 나머지 42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예정됐습니다.
 
누리플랜의 차입금 대부분은 계열사인 유니슨HKR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앞서 누리플랜은 지난해 6월 계열사 지분 추가 취득을 위해 3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는데요. 알짜 계열사인 유니슨HKR 상장 추진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죠.
 
당초 누리플랜은 유니슨HKR의 지분을 직접보유하고 있지 않았는데요. 누리플랜이 지분 81.25%를 보유한 누리유니슨홀딩스가 유니슨HKR 지분 84.21%를 보유한 복층 지배구조였죠. 이후 유니슨HKR이 누리유니슨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배구조를 간소화했습니다. 당시 누리플랜은 유니슨HKR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시점이죠.
 
흡수합병 당시 누리플랜이 조달한 CB의 전환가액은 7162원이었는데요. 이후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거듭하면서 현재 전환가는 리픽싱 한도인 5014까지 낮아진 상황입니다. 누리플랜의 전일 종가는 3125원으로 현재 전환가보다 37.67% 낮아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데요. CB 풋옵션은 오는 12월부터 가능합니다.  
 
IPO 지연에 독된 CPS…계열사 차입금 돌려막기 
 
32억원 규모의 계열사 CPS와 41억원 규모의 계열사 차입금도 유니슨HKR로 흘러들어갈 예정입니다. 앞서 유니슨HKR는 지난 2021년 투자조합을 통해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 성격의 60억원 CPS를 발행했습니다. 해당 CPS 원금과 이자를 더한 금액은 72억원에 달합니다.
 
유니슨HKR의 상장이 예정대로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IPO가 지연되면서 CPS의 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지난해 유니슨HKR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에 속도를 내고 있었지만, 원자재 가격 폭등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현재는 다시 적자전환한 상황입니다.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누리플랜은 72억원 규모의 CPS 원금 및 이자 상환을 위해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 중 32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며, 계열사 누리온으로부터 차입한 41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죠. 누리온은 누리플랜으로부터 회수한 41억원 중 40억원을 CPS 상환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유증으로 계열사 차입금을 상환하고 회수된 차입금은 또 다른 계열사의 빚을 갚는데 사용되는 사실상 돌려막기인 셈입니다. CPS는 내년 4월부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데요. 24억원 규모의 금융권 단기차입금 역시 내년 3~4월 만기가 도래합니다. 
 
유증 공시로 누리플랜의 주가가 급락한 점도 부담입니다. 누리플랜의 예정발행가액은 2815원으로 기준주가 4538원에 25%의 할인율을 제공했는데요. 발행가액 확정 전까지 전일 종가(3125원) 수준을 유지할 경우 누리플랜의 자금조달 규모는 140억원 수준으로 축소됩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채무상환이 주목적인 유증은 투자자들에게 빚을 떠넘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 될 수 있다”며 “유증 규모가 큰 만큼 주식가치 희석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유니슨HKR IPO 추진 진행 상황 및 자금조달 관련 문의를 위해 누리플랜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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