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지난 9일 토요일, 일주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기자협회 축구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회사 선후배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짙은 아쉬움과 함께 내년을 향한 기대로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기자협회 축구대회 경기 전 동료들과 다짐하는 모습 (사진=박용준 기자)
올해로 49회를 맞은 한국기자협회 축구대회에는 많은 기자들이 각 사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경기장에서 종횡무진 뛰는 선수들과 열띤 응원을 위해 찾아온 동료들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대회 분위기는 내리쬐는 햇빛만큼 뜨거웠습니다.
오전 첫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식당으로 걸어가는 길은 어느때보다 상쾌했습니다. 다음 경기에도 승리할 수 있을지, 이번 대회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등 승리 뒤에 찾아온 기쁨을 기대감으로 승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후에 있던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진 못했습니다. 진한 아쉬움을 삼키며 축구대회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쉬움도 남았지만 감사한 점도 많은 하루였습니다. 이날 있었던 다른 경기에선 폭력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다음 경기를 대기하며 경기를 관람하던 중 한 선수가 상대 선수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거친 파울과 감정 싸움은 늘 경계해야 하는데요. 우리 동료들은 상대와 갈등을 빚는 일 없이 두 경기 모두를 마쳤습니다.
동료들과의 끈끈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체력의 한계를 경험한 선수들과 땡볕에도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동료들, 심지어 더운 날씨에 응원탈을 쓴 선배까지. 모두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마음은 아쉬웠지만 입가엔 미소를 머금으며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습니다.
해외여행을 가는 친구에게 자주 하는 조언이 있습니다. 유명한 관광 명소에 가면 그 도시에 있는 모든 관광지를 다 가지 말 것. 적어도 한, 두 개 정도는 보지 말고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와야 그 도시를 다시 갈 구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자협회 축구대회에 우리는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에 더 높은 곳에 도전할 기회도 생겼습니다. 대회는 1년 후 또 열립니다. 아쉬움을 딛고 내년을 향한 기대와 함께 동료들과 나아갈 것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