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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국제유가 상승 '촉각'…인플레 우려 재확산
국제유가 90달러 터치…사우디·러시아 감산 여파
입력 : 2023-09-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며 90달러를 향하자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금 엄습하고 있습니다. 고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주 미국 물가 지표 발표에 주목하며 향후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고유가→물가 상승…연준 긴축 행보 이어지나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 6일(현지시각) 배럴당 87.5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이후 WTI 선물은 87달러대에서 등락하며 90달러선을 위협하다 7일 전일 대비 0.8% 하락한 86.87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최근 급등세에 대한 조정으로 분석됩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5일 배럴당 90.0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브렌트유가 90달러를 넘어선 것 역시 10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9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브렌트유는 지난 7일 하락 전환해 전일 대비 0.8% 하락한 89.92달러 마감하며 90달러 밑으로 내려섰습니다.
 
최근 국제유가가 단기간 급등한 원인으로는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이 꼽힙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월부터 하루 100만배럴씩 자발적 감산에 돌입했는데요. 이후 매달 감산을 연장하다 지난 5일, 사우디는 올해 12월까지 감산을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도 같은 날 하루 3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지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각에선 국제유가 100달러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연말까지 국제유가 상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연준의 긴축 행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서비스 물가와 연동되는 미국 8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지수도 전월 대비 상승해 금융시장에 긴축 부담이 번졌습니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추세적으로 상승 시 기업의 비용으로 작용하며 상품 가격을 포함한 근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고용 시장 둔화 시그널 발생으로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가 추이가 연준의 연말 스탠스 변화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은 이달 19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합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3%로 나타났는데요. 11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을 결정할 확률은 일주일 전 37.1%에서 현재 44.8%로 상승했습니다.
 
미 8월 물가 지표 주목…증시 약보합 흐름 가능성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는 2490~2610포인트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긴축 우려가 금융 시장에 번진 상황에서 오는 13일과 14일에 연이어 발표되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9월 둘째 주 주간 증시 주요 일정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블룸버그는 지난해 8월 대비 헤드라인 CPI는 3.6%, 근원 CPI는 4.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헤드라인 CPI는 지난 7월 3.2%인 것에 비해 반등한 반면 근원 CPI는 7월 4.7%에서 4.3%로 5개월 연속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헤드라인 CPI는 기저효과가 약화되고 유가 상승으로 반등했지만 근원 CPI는 아직 기저효과가 유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8월 물가 지표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며 "긴축과 금리가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그 전보다 마이크로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물가 지표에서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을 필두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관련한 리스크가 대두되는 점도 증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업무용 기기로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고 이어 국영기업, 정부 지원기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유럽연합(EU)은 빅테크 독과점을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 적용 대상 기업 리스트를 발표했는데요. 애플, 메타, 알파벳, 아마존, MS, 바이트댄스 등의 22개 핵심 플랫폼이 포함됐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주식시장 전반에도 다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지수는 약보합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는 기조에서 추석 명절을 앞둔 심리적 요인이 증시 반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 추석 등 연휴 기간에 거래가 없기 때문에 관망세에 대한 이야기 나온다"며 "아직 몇주 남아있는 상황에서 현재는 관망 심리가 이어진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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