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중소기업계의 대표적인 포럼인 리더스포럼이 12일 제주에서 개막했습니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맡아 이목을 끌었습니다. 지난해 말 사면 이후 첫번째 공식석상 연설입니다.
2007년 이후 올해 16회째를 맞은 이번 리더스포럼은 오는 15일까지 진행됩니다. 전국 업종·지역별 중소기업인 4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다시 뛰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을 주제로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을 설계하고 다짐하는 자리입니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참석에 온통 시선이 집중됐는데요. 최근 들어 이명박(MB)정부 시절 인사들이 윤석열정부 요직에 속속 귀환하는 가운데 치러지는 공식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자리에는 MB정부 시절 참모로 꼽히는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함께했습니다.
12일 제주에서 열린 리더스포럼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석해 기조연설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포럼 개최를 축하하며 기조연설을 맡았습니다. 사면 뒤 공식석상에 나서 발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다스 횡령 및 삼성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후 지난해 12월 신년 특별사면된 바 있습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국립대전현충원 방문에 이어 4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 주연의 연극을 관람하는가 하면, 5월에는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사업에 참여했던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 구성원들과 청계천 산책을 하기도 했는데요. 단순히 일정을 소화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공식적으로 발언에 나서는 만큼 향후 운신의 폭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주최 측인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전 대통령의 이번 리더스포럼 참석은 재임 시절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도입했던 것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개막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인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행사장에 입장해 약 5분간 기업인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기조연설에서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는데, 그 때 받았던 기업인 이 자리에 있지 않냐"며 재직 시절 중소기업인들을 만났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또 "대통령이 혼자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인들을 치켜세웠는데요. 이 전 대통령은 "IMF 때, (그보다) 더 큰 금융 위기를 극복했을 때 기업인들이 도움됐다"며 "특히 위기 때 여러분이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돼 줘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2일 열린 리더스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개회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가 현재 납품대금 연동제의 모태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대·중소기업 양극화의 해법으로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적 어젠다를 제시했고,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오늘날 납품대금 연동제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밖에 김 회장은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중앙회를 정책지원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지난달 개최된 윤석열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회의에서 중소기업계가 오랫동안 건의했던 과제들이 대폭 반영됐다"고 말했습니다. 규제개혁 성과로는 △산업단지 입주규제 개선(네거티브 방식 전환 통한 입주 업종 확대 등) △화평법·화관법 개정 △외국인력 쿼터 및 고용한도 확대 등을 꼽았습니다.
김 회장은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고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 기업승계 제도개선 등 중소기업 현안들이 하나 둘 해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미래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 나섰는데요. 그는 납품대금연동제 안착, 해외시장 개척 지원 등 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가 펼쳐온 주요 정책성과를 공유하고 "정부, 공공기관, 중소기업단체가 정책 원팀이 돼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포럼 개막식에 앞서 중기중앙회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천사의집과 제남아동센터를 방문해 중소기업계가 후원한 100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제주=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