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건강보험료 1% 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 동결할 경우 내년 적자는 불가피하다. 24조원의 적립금은 결국 지출해야 할 돈으로 사실상 2~3달 치 지급분 정도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4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국민이 내주신 보험료를 잘 운영해 보험 보장 범위가 넓어지도록 하는 것이 건보공단의 기본 책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올라가는 보험료를 감당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민이 받는 의료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8월 중 2024년도 건보료율을 결정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상 폭을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하면서 이례적으로 결정이 미뤄졌습니다.
건보재정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흑자를 보이다가 보장성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내리 적자를 보였습니다. 연도별로 2018년 1778억원, 2019년 2조8243억원, 2020년 3531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2021년 2조8229억원, 2022년 3조6291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보였습니다. 이에 24조원 규모의 적립금이 쌓이며 동결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중장기적으로 건보재정이 악화할 것을 고려해 건보료율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입니다.
다만 내년도 건보료율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인상 폭은 올해 1.49%보다 낮아질 전망입니다.
정기석 이사장은 "24조원의 적립금은 2~3달 치 지급분밖에 되지 않는다. 당장 동결할 경우 내년도 적자는 불가피하다"며 "1% 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4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국민분들이 내주신 보험료를 잘 운영해 보험 보장 범위가 넓어지도록 하는 것이 건보공단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사진은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모습.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그는 건보공단 내 특별사법경찰을 만들어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건보공단은 지난 10년 동안 3조4276억원의 건보재정을 부당하게 청구한 사무장병원 1488곳과 222개의 면허대여 약국을 적발했습니다. 하지만 부당이득 환수율은 6.7%에 불과했습니다.
수사 의뢰를 요청하면 수사 종결까지 평균 11개월이 걸리지만, 이를 건보가 직접 수행하면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 부당 청구한 돈을 환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공단 측의 설명입니다.
정 이사장은 "'준정부기관에 왜 특사경이 필요하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특사경은 연간 2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2000억원을 정말 환수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겠지만, 공단 내 특사경을 둘 경우 부가적인 부당 청구의 예방적 기능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공단 내 특사경 도입은 국민의 많은 공감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검사와 수술, 입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4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국민분들이 내주신 보험료를 잘 운영해 보험 보장 범위가 넓어지도록 하는 것이 건보공단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사진은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모습.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