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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 없는 'K콜드브루'로 세계시장 노리는 넥스트바이오
저온·고효율·고속 추출…맛과 향 손실 최소화
입력 : 2023-09-24 오후 12:00:00
[횡성=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넥스트바이오가 커피의 오롯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K콜드브루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국내 콜드브루 시장에서 가능성을 엿본 넥스트바이오는 자사만의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커피 입맛을 바꿔놓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
 
22일 강원 횡성 소재의 넥스트바이오 본사와 공장을 찾았습니다. 커다란 기기들이 원두를 처리해 콜드브루를 생산해 내는 모습은 생경했지만, 알고 보니 여기서 나온 콜드브루는 이미 많은 이들이 아는 맛입니다. 넥스트바이오의 콜드브루 원액과 분말은 대다수 커피프랜차이즈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넥스트바이오는 농축 공정 없이 콜드브루를 추출하는 업체로, 이노비즈 인증을 받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입니다. 커피의 맛과 향, 유효성분을 지켜내기 위해 진한 농도의 커피를 저온에서 추출하는데, 넥스트바이오는 이 기술을 '수퍼 드롭 프로세스'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신기술(NET) 인증도 획득했습니다. 고온에서 원두 처리 공정을 진행하면 맛과 향 등이 손실을 입게 마련인데 넥스트바이오는 자사 기술로 저온에서 고농도 원액을 고속으로 추출하고 있습니다.
 
신언무 넥스트바이오 대표가 22일 강원 횡성 소재 본사에서 기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신언무 넥스트바이오 대표는 "수퍼 드롭 프로세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고온, 고압, 열을 사용하는 공정에서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다. 넥스트바이오는 찬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고 에스프레소 대비 3배 진한 고농도의 원액을 생산하기 때문에 물류 보관 비용도 적게 든다. 그래서 녹색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넥스트바이오는 매출 166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중 약 20%를 수출이 차지했습니다. 신 대표는 앞으로 수출 비중을 더 늘려가겠다는 계획입니다.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넥스트바이오의 올해 매출 목표는 180억원입니다.
 
넥스트바이오가 시작부터 커피만을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닙니다. 바이오넥스트는 천연 소재로부터 기능성 물질들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기업입니다. 그 추출기술을 커피에 처음 적용했는데 결과적으로 주력상품이 된 것입니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콜드브루 바람이 불면서 한국야쿠르트에 콜드브루 원액을 공급하고, 배스킨라빈스 커피 아이스크림용 커피 원액을 납품하면서 이제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커피 프랜차이즈와 식품업체에 콜드브루 원액과 분말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콜드브루를 마셔봤다면 넥스트바이오의 원액이 들어간 음료를 마셨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수출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부터입니다. 넥스트바이오는 지난해 글로벌 커피 전문기업인 네슬레에 콜드브루 커피분말을 30억원 규모가 넘게 수출했습니다. 올해는 글로벌 향·소재 전문기업인 만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수출 확대에 대비해 넥스트바이오는 공장도 늘리고 있습니다. 현재 본관 공장과 신관 공장 등 2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별관 공장을 완공해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언무 넥스트바이오 대표가 22일 강원 횡성 소재 본사에서 자사 콜드브루 원액을 활용한 크레마 커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이달 8일에는 자사 브랜드 '브루젠' 제품도 출시했습니다. 신 대표는 "K푸드처럼 국내에서 성공해야 해외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도의 기술과 제조 경험, 노하우를 담아 자사 제품을 만들게 됐다. 앞으로는 B2B(기업 간 거래)뿐만 아니라 브루젠을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 대표는 콜드브루 제조업체 이상의 기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는 "사명이 넥스트바이오이지 않는가. 건강이라는 가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싶다.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횡성=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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