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는 소액주주연대와 공동으로 자사주 소각 캠페인을 실시합니다.
2일 한투연 측은 실질적 주주환원인 자사주 소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앞당기기 위해 캠페인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캠페인은 금융당국의 자사주 제도 개선 방침에 대한 지지와 상장사들의 자발적인 자사주 소각 요구를 통해 자사주 마법의 부작용을 끊고 실질적 주주환원에 의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목적입니다.
한투연은 인증기반 주주행동 플랫폼인 ‘액트(αCT)’의 전자성명서 작성 기능을 활용해 자사주 소각을 촉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을 결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실시간 마이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인증 받은 주주들이 간편한 전자서명으로 자사주 소각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다수 주주들이 참여한 주주연대가 사측에 자사주 소각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많은 상장사들이 주주환원을 명분으로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지만, 진정한 주주환원은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져야 실효성이 있다”며 자사주 소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다수 상장사들은 주주 공동의 자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지배주주 우호세력에게 매각 및 교환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거나, 인적분할 등에 사용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등 지배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악용하고 있어서 나쁜 의미로서의 자사주 마법이 만연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소액주주 요청에 의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명분으로 삼았던 주주환원의 실질적 효과는 거의 없다는 지적입니다.
자사주가 주주환원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익에 이용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자사주와 관련한 법령 등 제도의 공백과 여론의 낮은 관심도가 핵심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정대표의 분석입니다. 그는 “금융위원회 등 당국에서 자사주 제도의 문제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제도적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한투연 주도로 DB하이텍, DI동일, 한국조선해양, 엑세스바이오, 삼목에스폼, 씨젠, 조광피혁, 한국경제TV, 엔씨소프트, 한국알콜, SK, KISCO홀딩스, 국보디자인 등 다양한 종목의 소액주주연대가 자사주 소각 캠페인에 참여의사를 밝혔습니다.
한편, 한투연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자사주가 총주식의 10%가 넘는 기업은 196개 종목이며 그중 40%가 넘는 종목은 조광피혁(46.6%), 일성신약(44.2%), 부국증권(42.7%), 텔코웨어(42.0%)로 나타났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