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미스터피자가 창업주의 동생을 지원하기 위해 피자 치즈 유통 과정에 아무런 역할이 없는 장안유업을 부당지원하다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른바 '치즈통행세'로 장안유업을 통해 177억원의 피자치즈를 공급받는 등 9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스터피자의 장안유업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5억2800만원 부과한다고 5일 밝혔습니다. 장안유업에는 2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결정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미스터피자는 지난 2014년 당시 정우현 MP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정두현 씨를 지원하기 위해 장안유업을 중간 유통업체로 섭외했습니다. 중간 유통이윤은 장안유업과 정두현 씨가 나눠 갖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미스터피자는 피자치즈를 매일유업과 직접 거래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거래상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장안유업을 통해 치즈를 거래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제공했습니다.
정두현 씨는 마치 '매일유업, 장안유업, 미스터피자' 순으로 치즈 납품계약이 순차로 체결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관련 서류를 조작했습니다.
미스터피자는 2014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총 34회에 걸쳐 장안유업으로부터 177억원 상당의 치즈를 공급받으며 약 9억원의 중간 유통이윤을 제공했습니다.
'치즈 통행세 거래' 이후 장안유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1.8배, 영업이익은 1.6배, 당기순이익은 7.7~9배로 크게 늘었습니다.
앞서 이 사건은 검찰의 기소로 2017년 '치즈 통행세'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지난 4월 서울고등법원은 정우현 전 회장에 징역 3년형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는 등 치즈통행세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했고, 공정위는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이번 행정처분을 결정했습니다.
중간 유통이윤을 챙긴 정두현 씨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검찰에서 기소했고 재판을 통해 사건은 종료된 상황"이라며 "공정위에서는 행정처분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남신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 내부거래감시과장은 "이 사건 행위는 특수관계인을 지원하기 위한 의도 및 목적에 따라 시행된 것"이라며 "유통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스터피자는 장안유업을 통해 피자치즈를 구매하면서 평균 약 5.1%의 과도한 중간마진을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스터피자의 장안유업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과징금 7억7900만원(미스터피자 5억2800만원·장안유업 2억5100만원)을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미스터피자 현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