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캐피탈(VC)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VC관련 정책을 대폭 손질합니다. 신생 VC들이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루키리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모태펀드 출자전략위원회를 도입해 모태펀드 투자방향을 민관이 함께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민간에 힘을 불어넣어 벤처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기술보증기금 서울본부 대회의실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투자생태계 조성을 위한 벤처투자 활력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및 현직 벤처캐피탈 12개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다행히 3분기 들어서는 조금 투자가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민간의 혁신 속도를 못 따라잡는 부분이 자꾸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스타트업 분야다. 이 부분에 민간의 VC들이 역할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방법으로 제도를 많이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기부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합니다. △도전적 벤처투자 유인책 강화 △시장 친화적 모태펀드 운용 △벤처캐피탈 관리 감독체계 고도화입니다. 이은청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올해 벤처투자 시장은 비대면·바이오 등 일부 업종 투자 편중이 완화되면서 장기 성장 추세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속되는 고금리 등으로 벤처캐피탈 업계는 민간 출자자 모집이 여전히 쉽지 않다. 시장 투자회복세를 견조하게 유지하려면 VC업계가 공격적으로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기술보증기금 서울본부에서 열린 '벤처 캐피탈 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우선 루키리그에 매년 모태펀드 출자금액의 10% 이상을 배정해 신생 벤처캐피탈의 시장 진입과 안착을 지원하고, 새로운 분야 등 도전적 투자를 촉진합니다. 루키리그 신청 가능 요건도 완화해 기존 업력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기존 운용자산규모 500억원 미만에서 1000억원 미만으로 개편합니다. 2021~2022년 결성펀드의 2023년 조기투자 집행 시 2024년 출자사업 선정에서 우대하고 출자비율(10%p) 및 관리보수 요율(0.2%p)도 상향합니다. 피투자기업의 일시적인 재무건전성 악화 시 관리보수를 삭감하지 않는 등 운용사(GP)에 대한 보수 기준도 합리적으로 개편합니다.
또 시장 친화적 모태펀드 운용을 위해 민간 전문가 중심의 '모태펀드 출자전략위원회'를 신설합니다. 중점 출자분야, 재원배분 등 모태펀드 투자방향을 민관이 함께 논의하고 출자 공고 전에 제시하는 등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합니다. 한국벤처투자에 임원별 담당업무 관련 내부통제 책임을 사전에 배분하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합니다.
아울러 벤처투자법령을 위반한 벤처캐피탈에게 부과하는 제재처분의 구체적인 양정기준을 마련해 향후 위법행위 시 일관된 처분을 내리도록 개편합니다. 특히 모태펀드 자펀드의 경우 원칙적으로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도록 권고하고, 투자심의 과정에서 알게 된 기업비밀을 유지하도록 서약하는 '포괄적 비밀유지서약'을 의무화합니다. 중기부의 투자관리감독과 내에 벤처투자전담감독팀을 설치하고 벤처투자 관련 법률·회계 등 전문가 풀도 확충합니다.
각 정책들 중 △모태 자펀드 감액평가 가이드라인 개정 △벤처투자 제재 양정기준 마련 △벤처투자전담감독팀 신설은 이번 달부터 적용됩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 인센티브 적용과 모태펀드 자펀드 관리보수 인센티브 적용, 모태펀드 출자사업 우대, 모태 자펀드 규약에 운용사 등의 비밀유지서약 추가 등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날 VC업계는 신생 VC를 배려하는 루키리그 지원 정책에 대해 가장 반색했습니다. 향후에 루키리그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공공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동안 루키리그를 평가할 때 양적으로 평가를 해왔는데 질적인 측면도 볼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