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현대카드 대표와 애플코리아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하며 '애플페이'를 정조준합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시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업계 내 출혈 경쟁을 야기하는 데다 수수료 부담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 전가된다는 우려를 지적하기 위해섭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오는 11일 열릴 금융위원회 대상 국감에서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을 소환했습니다. 당초 거론됐던 현대카드측 증인은 정태영 부회장이었지만 김덕환 대표로 대체된 것입니다.
정무위가 현대카드와 애플코리아 대표를 소환한 것은 양사가 높은 수수료 비용으로 카드업계 내 출혈경쟁을 유발했다는 의혹을 따지기 위해섭니다. 또한 타 카드사의 부담이 커지면 결국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어 금융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점을 들여다 본다는 방침입니다. 아직 애플페이가 지원되는 카드사는 현대카드밖에 없습니다.
현대카드는 애플과 협업하며 지난 3월 국내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처음으로 개시했는데요. 현대카드와 애플페이의 계약 조건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는 현대카드가 결제 건당 약 0.15% 수수료를 애플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가 카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애플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애플이 중국에서 받는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0.03%로, 약 5배가량 높은 셈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카드가 높은 수수료 비용을 지불하면서 추후 애플페이에 입점할 카드사 역시 과도한 수수료율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현대카드가 과도한 수수료를 떠안으며 페이 수수료화에 불을 붙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 따르면 현대카드는 신용카드 기준으로 신규회원을 지난 3월 20만3000명 △4월 16만6000명 △5월 14만5000명을 모으며 KB국민카드 제치고 3위 카드사로 올라가기도 했는데요.
다만 신규회원이 급격히 증가하던 현대카드는 지난 6월과 7월에 KB국민카드, 삼성카드에 밀려서 3등, 지난 8월에는 △삼성카드 13만8000명 △KB국민카드13만6000명 △신한카드 12만2000명 △롯데카드 11만8000명 △현대카드 11만5000명으로 5등으로 떨어졌습니다.
카드사들도 현대카드 대표의 국감 소환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애플페이 도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관련 국감 이슈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경우 수수료율이 높고 NFC단말기 보급이 미미해 결제 환경도 비교적 좋지 않은 편"이라며 "제로에 가까운 가맹점 수수료로 본업도 적자인 마당에 수백억원 규모 수수료를 페이사에 지불하면서 참여하는 것은 머뭇거려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페이에 참여하게 된다면 그 이유는 기존 고객에게 결제 환경을 넓히고 새로운 인력 풀을 받기 위해서인데 현대카드도 결국 3개월 반짝 효과 본 것 아니냐"며 "수수료율이 국감 이슈가 된 상황에서 참여 시기를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