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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
입력 : 2023-10-06 오후 5:26:18
추석 연휴 어머니와 아들 손을 잡고 베트남의 작은 도시 다낭을 찾았습니다. 여행 준비를 통해 찾아본 다낭은 아름다운 해변과 밝고 청량한 하늘, 그러면서도 세계문화유산 관광지를 갖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기대와 달리 어머니 손을 잡고, 아들 손을 잡고 밟은 다낭 땅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달려드는 그랩기사들의 호객행위 속에 신호등도 없는 도로 위를 건너야만 했습니다. 다낭 시내에서도 오토바이와 차들을 피해 요리조리 건너야 하는 상황은 이어졌습니다. 간혹 만나는 신호등이 반갑기는 했지만, 있으나 마나 한 상황이었죠. 신호를 무시하는 오토바이와 차량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무단횡단이 자연스럽고, 신호체계 없이 경적으로 신호를 알리는, 무질서가 당연시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7년째 다낭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다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차량도 차량이지만 불쑥 나타나는 오토바이로 길을 건너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자 2025년부터는 오토바이를 금지하고, 전기차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다낭에서 나오는 관광수입이 상당하자 베트남에서 결정한 내용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다낭 현지인 수만큼 있는 오토바이가 정리될 수 있을까요 라는 물음에 일주일이면 충분히 정리될 수 있을 것이란 답변도 내놓았죠. 공산국인 만큼 정책적으로 밀어붙이면 빠르게 정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쯤이면 도로위의 무질서도 질서정연하게 바뀔 것이란 얘기입니다. 
 
(사진=뉴스토마토)
 
베트남과 달리 멀리서 바라본 한국은 질서정연합니다. 교통 신호체계에 따라 차들과 오토바이가 움직이고, 보행자들도 신호에 맞춰 움직입니다. 어린이집에서부터 '빨간불 안돼요, 초록불 돼요'라는 말을 배우며 질서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사회를 가까이 조망해보면 무질서한 곳들이 투성입니다. 골목 곳곳에 방치돼 있는 공유 킥보드, 이른 아침 한강공원 주변에 널려있는 쓰레기 등 개인의 편의에 의해 곳곳에서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아파트 분리수거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연휴 후 배출하라는 안내문이 있었지만, 하나둘 분리수거를 해야 할 재활용 쓰레기를 내놓으면서 박스며 플라스틱이 쓰레기 더미처럼 쌓여있었습니다. 벌금을 부과하고 강제해야만 정리가 되려나요. 질서정연한 교통체계를 만들었듯 무질서를 바로 잡기 위한 기본을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해보입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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