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잠실야구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계획을 발표한지 어느덧 3주가 지났지만 대체 야구장에 대한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착공은 2026년부터 시작해 5년간 시공하는 것으로 돼 있고, 2032 시즌부터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두 구단이 다시 잠실에 입주하게 됩니다.
문제는 공사 기간 동안 LG와 두산의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2026~2031년까지 여섯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대체 구장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현재 서울 내에서 프로야구단이 치를 수 있는 야구장은 잠실야구장을 제외하고 고척돔구장과 목동야구장 뿐입니다. 서울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면 수원 KT위즈파크, 인천 SSG랜더스필드가 있습니다.
지난 8월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우선 서울 내 대안으로 거론된 곳 모두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고척돔구장의 경우 홈팀 키움히어로즈가 원정을 떠나는 날에는 각종 대형 실내행사, 콘서트 등이 진행돼 대관 일정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6년 한시적으로 프로야구 경기만 시행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목동야구장은 아마추어 대회 구장으로 활용 중입니다. 여기에 프로야구단이 입주하게 되면 당장 학생 야구 선수들이 뛸 공간이 부족해집니다. 또 목동야구장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원과 인천 야구장의 공동 사용안도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수원은 KT위즈, 인천은 SSG랜더스가 홈구장으로 활용 중인데 팬들이 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입니다.
결국 잠실구장 옆의 잠실종합운동장을 일부 리모델링해 임시 사용하는 게 최적의 방안으로 꼽힙니다. 종합운동장의 야구장 활용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경기가 펼쳐진 런던스타디움 등의 예를 봐도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2019년 당시 메이저리그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런던스타디움에서 뉴욕양키스와 보스턴레드삭스의 경기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종합운동장 부지 전체에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안전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우선 안전 문제를 해소하고 종합운동장 부지 내에 개통돼 있는 지하철 출구 등을 활용해 최선의 동선을 찾아 대안을 마련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사기간 '공실'이 불가피한 종합운동장을 활용할 수 있어 논의될 가치는 충분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