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서민 '급전' 창구로 꼽히는 보험계약(약관)대출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보다 금리가 낮아 수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0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을 취급하는 1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 8월 대출금리는 평균 연 4.12%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7월 기준 평균 금리 연 4.09%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생명보험사의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 금리 역시 전달 대비 올랐습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8월 기준 해당 대출 취급 보험사의 평균 금리는 연 4.67%로, 7월 평균 연 4.46%보다 0.21%p 상승했습니다.
(사진=뉴시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사로부터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가입자가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도 해지환급금의 70~95%를 빌려 쓸 수 있고요. 해당 대출은 신용등급 조회 등 심사 절차가 없고 수시로 상환해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또 은행 대출과는 다르게 예정이율과 가산금리로 금리가 책정돼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대출 창구로 많이 씁니다.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높아진 건 기준 금리의 준거인 신잔액코픽스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는 신잔액 코픽스(COFIX)를 활용하는데요. 8월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27%로 전월보다 0.06%p 상승했습니다. 신잔액 코픽스는 지난 2021년 8월(0.83%)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보험사에 냈던 돈, 즉 해지환급금을 바탕으로 대출해 주는 거지만 금융사 입장에서는 다르다"면서 "보험료는 이미 보험사가 운용하고 있고, 고객이 요청한 해당 금액을 대출해서 고객에게 빌려주기 때문에 조달금리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기준 금리의 준거인 신잔액코픽스가 올랐기 때문에 덩달아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높아졌다는 겁니다.
다만 급전이 필요한 취약 차주들에게는 인터넷은행 등이 제공하는 소액대출 상품인 '비상금대출'보다 금리가 최소 1%p 정도 저렴해 여전히 저신용자들의 대출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는데요.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 비상금대출이 최저 연 5.258% ~ 15.00% △케이뱅크 비상금대출 대출금리 연 6.18% ~ 15.00% △토스뱅크 비상금대출 연 6.36% ~ 연 15.00%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은행권의 비상금대출의 가산 금리는 최대 10% 이상까지 붙습니다.
그럼에도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사 입장에서도 안전한 대출상품인 만큼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이 앞으로 기준 금리를 한 번 더 올리기로 하고 국내 자금시장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은 금리가 올라갈 예정"이라며 "보험사에서 가산금리를 약간 조정해 서로 상생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