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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 수출도 '적자 출발'…플러스 반등 '안갯속'
10월 초순 수출 1.7% 감소…반도체 -5.4%
입력 : 2023-10-11 오후 4:27:25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의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 전망과 달리 10월초부터 부진한 수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반 무역수지도 53억달러 적자로 시작하는 등 '수출 플러스' 반등 기조는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의 주변국으로 확전될 경우 원유가격이 배럴 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달 초 수출액은 116억929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습니다. 이달 말까지 수출 하락을 기록할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 1년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됩니다.
 
반도체·중국 부진 '여전'…무역적자 53억
 
품목별로보면 수출은 석유제품(45.2%), 승용차(14.7%), 컴퓨터주변기기(14.7%), 가전제품(8.5%)에서 늘었습니다. 반면 반도체(-5.4%), 철강제품(-6.5%), 무선통신기기(-4.1%), 자동차부품(-14.9%), 선박(-50.7%), 정밀기기(-24.7%)는 줄었습니다.
 
특히 수출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작년 8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요국가별로 보면 미국(14.7%), 일본(12.3%), 싱가포르(3.8%), 홍콩(38.3%), 말레이시아(30.4%)에서는 늘었습니다. 그러나 중국(-4.2%), 베트남(-0.9%), 유럽연합(-27.3%), 대만(-19.9%), 인도(-17.4%)에서는 감소했습니다.
 
최대교역국인 대중수출 부진도 여전한 모습입니다. 수출액은 지난해 6월(-0.8%) 이후 1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10월 초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9월 동기간 무역적자 16억달러보다 37억 더 적자를 냈습니다.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적자는 250억3000만달러입니다.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 급증에 기인합니다. 해당 기간 수입액은 총 169억2900만달러로 전년 동월 156억1600만달러 대비 8.4%늘었습니다. 일평균 수입액을 보면, 10월 수입액은 37억6200만달러로 지난 9월 23억5771만달러보다 59.6%가량 급증했습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달 초 수출액은 116억929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습니다. 자료는 10월 1~10일 주요 품목 및 국가 수출입 통계. (그래픽=뉴스토마토)
 
중동 화약고…국제유가 '촉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유가를 둘러싼 무역전선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원유 생산국이 아니나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국가가 대부분인 산유국들이 이번 전쟁에 어떤 입장을 내느냐에 따라 유가는 크게 출렁일 전망입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 전망과 미국 등 기타 산유국 증산의 영향으로 8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다시 90달러 선을 넘보고 있습니다.
 
전쟁이 중동으로 확산할 경우 유가는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대체투자 분석팀장은 '에너지, 전쟁과 유가' 보고서를 통해 "서방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중동으로 확전 시 원유 수송에 차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일일 원유 생산량이 200만배럴 감소한다면 원유 재고는 6천만배럴 줄어들고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는 최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오후 기준 세계 3대 유종의 가격은 두바이유 88.22달러, 브렌트유 87.65달러, 서부텍사스유 85.97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출 플러스 낙관 경계해야"
 
정부는 이르면 10월부터 '수출 플러스' 전환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며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무엇보다 수출에 대해서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기술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완만한 수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세계 경제가 상당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수출이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는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며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비싸진 원유에 맞춰 원유를 기반한 수출품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은 분명한 악재"라며 "유가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에너지 세이빙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높은 중국 수출의존도는 결국 독이 될 것이다. 과잉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며 "중국은 시진핑 리스크로 세계적 민심을 잃어가는 상황으로 동남아, 인도를 중심으로 수출 활성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달 초 수출액은 116억929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습니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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