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지난달 1080조원에 육박했습니다. 4개월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겁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증가폭은 소폭 줄었지만 당국은 가을철을 맞아 이사 수요가 느는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해 주담대 증가폭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고 일부는 가계 대출 증가에 해석을 더할 것이고 또 다른 일부는 주담대 증가폭이 둔화했다는 점에 시선을 둘 것입니다.
이에 '계속 불어나는 가계 빚…9월 은행 주담대 또 6.1조원 늘었다', ''부채의 역습' 경고에도 주담대 6.1조원 증가…한은 "10월 가계대출 증가폭 더 클 수 있어'', 가계대출 증가 폭 둔화…금융당국 "노력한 결과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등 여러 시각이 나오는 거겠죠?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는지, 물이 반밖에 안 남은 건지…
같은 컵 안에 든 같은 물양을 보고 서로 시각이 다른 것처럼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 부채 등 경제 통계를 두고도 해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미국발 고금리에 더해 코로나19 빚 후폭풍이 시작하면서 정부, 가계, 기업 할 것 없이 전방위로 부채의 역습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 상황인 거죠.
9월 말 기준으로 5대 은행의 가계 대출은 1080조원을 넘어섰고, 기업 대출은 1238조, 정부부채도 1100조원이나 쌓여있습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79조 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9000억원 규모를 키웠습니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건 주담대로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해 한 달간 6조1000억원을 더 취급한 겁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특례보금자리론 등 취급으로 인해 지난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부동산시장 회복과 맞물려 영끌 행렬이 이어지면서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고 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금융당국의 노력 덕에 지난 9월 증가폭은 소폭 꺾였습니다.
단 10월이 이사 철로 통하는 만큼 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세수 부족으로 정부부채 역시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기업대출도 11조3000억원 불어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단 점도 문젭니다.
레고랜드 사태 1주년을 지나면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조이라고 압박하자 기업대출을 늘리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한 건데요.
지난 1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가장 큰 화두 또한 역시 부채였습니다. 급증하는 가계 부채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는 시각이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제 금융당국도 현재 관리 가능하다는 점만 거듭 강조하며 혼자 끌어안고 있을 것이 아니라 부채 축소와 거시 건전성 관리를 위해 통화·금융당국·여야가 뜻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