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이 글로벌 인공지능(AI) 플랫폼 사업의 본격 전개를 위해 법인 '글로벌 AI 플랫폼'을 설립했습니다. 글로벌 판 AI 서비스 에이닷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입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글로벌 AI 플랫폼 구축을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SK텔레콤(017670)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4분기 내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lobal AI Platform Corporation)과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 코리아의 지분을 취득, 연결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습니다.
본사인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은 실리콘밸리에,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 코리아는 판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미국 법인 SK텔레콤아메리카(SKTA)가 전액 출자했습니다. 추가적 법인 설립에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4월 SK텔레콤 아메리카에 390억원을 출자한 바 있습니다. 정석근 대표를 신규 선임하며 조직도 정비했습니다. 정석근 대표는 네이버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전략책임자(CSO)로 근무하며 네이버(
NAVER(035420)) AI 사업을 총괄해 온 인물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9월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글로벌 AI 플랫폼은 AI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향 PAA(Personal AI Assistant)를 개발에 착수합니다. 지난 7월 결성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멤버인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협업합니다. 텔코 AI 얼라이언스 통신사 가입자는 전세계 45개국에 걸쳐 약 12억명에 이릅니다. 거대 플랫폼 개발에 따로 시간과 비용을 쏟지 않은 대신, 공통 플랫폼 위에서 AI 서비스를 유연하게 현지화·고도화 해 고객의 사용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1300억원 규모로 투자를 단행한 미국 생성형 AI기업 앤트로픽도 연대합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에이닷과 같은 AI 서비스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인데, 사업 확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세계 생성형 AI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종속법인 글로벌 AI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연평균 34.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에는 1093억달러(약 14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에 네이버,
KT(030200), LG그룹, 삼성그룹 등이 AI 시장에 주력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취임 초기 AI 컴퍼니를 목표로 한 데서 나아가 이제는 글로벌 AI 컴퍼니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유 대표는 지난달 말 AI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며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고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