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국감서 홀대 받는 공공SW
주무부처 과방위·행안위 나몰라라
입력 : 2023-10-19 오후 6:18:01
대규모 공공SW 사업들이 결과물을 내놓을 때마다 진통을 겪습니다. 올해만 해도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개통 초기에 문제들이 다수 발견돼 질타를 받았고,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 시스템은 지난해 개통 후 개선작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LG CNS 컨소시엄은 적자 지속을 이유로 사업 철수 의사를 밝혔죠.
 
나이스 시스템을 구축한 쌍용정보통신이나 LG CNS 컨소시엄 모두 시스템 개발을 한 만큼 개선 및 보완 책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시스템 구축 초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얼만큼 재빨리 보완하느냐가 중요한 것인데요. 
 
업계에서는 공공SW의 사업 진행 과정에 문제가 많다고 입을 모아 지적합니다. 발주기관이 처음 프로젝트를 발주할 때와 달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수차례 과업을 변경해 프로젝트 수행 일정에 맞춰 테스트를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발주처의 과업 변경 문제는 업계에서 그동안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나아지는 게 없었습니다. 그만큼 근본적인 해결책 논의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공공SW 쟁점을 제대로 다루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나이스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 공공SW 관련 쟁점은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다룰 예정이기 때문인데요. 정작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행정안전위원회원회에서는 공공SW 이슈를 챙기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20일 예정된 교육위와 보건위 증인으로는 강진모 아이티센 회장과 현신균 LG CNS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각각 4세대 나이스 시스템과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 수행을 맡았는데요. 주무부처가 아닌 발주기관쪽 교육위와 보건위에서 다루는 탓에 질의의 초점이 수행 사업자에 대한 책임 묻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정감사를 통해 공공SW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되는 잦은 과업 변경, 부족한 예산을 비롯해 낡은 관행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국감장에서 예산 사용에 대한 질타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도 공공SW 사업 제도 개선을 위해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8월 디플정에서 정보화사업구조 혁신 방안 마련을 위해 발주자부터 SI사업자, SW사업자 등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심층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이렇게 모든 이해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없었다는 얘기인데요. 
 
국정감사야말로 입법을 주도하는 국회의원들이 직접 이슈를 다루고 현업의 목소리를 들어 해결책을 찾도록 논의할 수 있는 자리인데, 정치적 논쟁에 치우쳐 중요한 문제는 뒤로 밀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수백억원대의 예산을 들인 프로젝트인 만큼 결과물에 대한 질의도 필요하지만 주무부처의 공공SW 홀대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KBS)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노트북에 피켓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